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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없는 '붙이는 주사기', 충격파로 약물 주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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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없는 '붙이는 주사기', 충격파로 약물 주입

나고야대, 당뇨병·불임 치료 등 자가 주사 부담 줄이기 목표
바늘 없는 주사기는 당뇨병과 불임 치료의 자가 주사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나고야대학교이미지 확대보기
바늘 없는 주사기는 당뇨병과 불임 치료의 자가 주사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나고야대학교
나고야대학교 이치하라 다이스케 조교수 등은 바늘 없이 약물을 주입할 수 있는 주사기를 개발했다고 일본경제(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얇은 시트를 피부에 붙이고 로켓 발사 시 등에 발생하는 충격파로 피하 조직까지 약물을 전달한다. 자가 주사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나 불임 치료 중인 사람 등의 주사 부담을 줄여주는 의료기기로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물체가 음속을 넘어갈 때 충격파가 발생한다. 폭발이 일어났을 때 멀리 떨어진 곳의 유리창이 깨지는 것은 충격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치하라 조교수 등은 충격파를 활용해 바늘 없이 약물을 주입할 수 있는 손바닥 크기의 붙이는 주사기를 개발했다. 반창고처럼 0.3㎜ 두께의 얇은 시트로 피부에 붙여서 사용한다.

순간적으로 높은 전류를 흘려 충격파를 발생시켜 약물을 체내에 주입할 수 있다. 사용하는 전기 에너지는 극히 미미하고 통증을 느끼는 수준도 아니라고 한다.
개발한 바늘 없는 주사기를 이용해 인체 피부 젤에 입자를 주입하면 피하주사가 가능한 깊이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트는 3층 구조로 되어 있다. 피부에서 가장 먼 상층이 전류를 공급하는 기반이 된다. 중간층은 '브리지부'라는 구조로 전류가 흐르면 한 부분에 에너지가 집중되어 충격파가 발생한다. 피부에 가장 가까운 하층은 절연체인 폴리이미드로 만들어져 있으며, 입자 형태의 약물을 도포한다. 충격파에 의해 피하조직에 주입되는 구조다.

일반 바늘이 있는 주사기는 약물의 입자를 액체에 녹인 후 주입하지만, 새로운 주사기는 액체로 희석하지 않고 입자 그대로 주입한다.

사람의 피부를 모방한 젤에 붙여 작동시켜 약 5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입자가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이 크기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주사제로 액체에 녹이기 전의 입자 크기와 거의 비슷하다. 피부에서 약 2㎜ 깊이까지 도달하는데, 이는 피하주사를 할 때의 깊이와 비슷하다. 입자가 작기 때문에 바늘로 찌르는 것보다 통증 부위를 자극할 확률이 낮아 통증이 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스는 전도성 잉크를 이용해 인쇄하여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바늘이 없기 때문에 폐기 시 관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우선 당뇨병 치료나 불임 치료 등 호르몬제에서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가 주사로 인한 신체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향후에는 다른 약품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바늘이 있는 주사기를 대체할 수 있는 장비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치하라 조교수는 "충격파는 원래 항공업계에서 골칫거리였다. 이를 잘 활용해 이번에 주사기라는 이 분야의 장치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사람의 피부에 가장 가깝다고 알려진 돼지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안전성을 확인하고 수년 내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