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고위급 대표단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대면 회담을 진행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각) 가디언,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 완화를 위해 전날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고 8시간 넘게 의견을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과 미국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기대한다”며 “많은 논의가 있었고 많은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145%에 이르는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이에 맞서 125%의 보복관세를 물리면서 촉발된 양국 간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자리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스위스 주재 유엔대사 관저에서 회담을 가졌다.
미국 측은 연간 2950억 달러(약 408조원)에 이르는 대중 무역적자 해소와 중국의 ‘중상주의적 경제 모델’ 탈피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중국은 미국이 명확한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먼저 관세를 낮추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날 낸 논평에서 “미국의 무분별한 관세 남용은 세계 경제 질서를 흔들었다”며 “그러나 이번 협상은 추가 격화를 막기 위한 긍정적이고 필요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하루 전인 지난 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매우 협상하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산 제품에 대한 80% 수준의 관세가 적절해 보인다”며 기존 145%보다 낮은 수준의 관세 조정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
하지만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의 양보 없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낮추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구조적 양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 백악관 기자들과 만나 “관세 인하가 일부 있더라도 중국은 최대 500만개의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우리는 적자국이고 중국은 우리에게 거의 5배 더 많이 수출하기 때문에 관세 부담은 중국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아직 구체적인 합의나 돌파구 없이 종료됐지만 양국 대표단은 11일 또는 12일까지 회담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