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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애플만 겨냥한 것 아냐"...삼성 등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에 美 생산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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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애플만 겨냥한 것 아냐"...삼성 등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에 美 생산 압박

4월 29일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사람들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S25 시리즈 광고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4월 29일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사람들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S25 시리즈 광고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애플에 대한 관세 위협이 삼성전자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치가 해외에서 제조되는 기기들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외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언이 애플만을 대상으로 한 조치냐는 질문에 "그보다 더 광범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도 포함되며,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어디든 적용받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세한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관세가 적절하게 부과될 것이며, 오는 6월 말까지 시행 준비가 완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올린 내용을 더 명확히 한 것이다. 그는 게시글에서 "미국 외에서 생산된 아이폰에 대해 최소 25% 혹은 그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경고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지난 20일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경고에 애플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3%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6월1일부터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미국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애플뿐만 아니라 삼성에도 중대한 도전 과제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두 기업 모두 수년간 아시아에 공급망과 생산 거점을 집중해 온 구조"라면서 "현재로서는 미국 내에는 이들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품 공급망, 제조 인프라, 엔지니어링 전문성 등의 생태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이달 초 새로운 관세가 이번 분기 최대 9억 달러(약 1조2000억 원)의 추가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미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의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할 계획이었고 이 점이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반감을 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동 순방 중에 "팀 쿡에게 ‘인도에 공장을 짓지 말라’고 직접 요청했다"면서 "나는 그가 인도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애플은 올해 초, 향후 4년 동안 미국 내에 5000억 달러(약 680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에는 휴스턴의 서버 제조 공장과 미국 내 부품업체들과의 협력 확대 등이 포함돼 있지만, 트럼프가 요구하는 전면적인 미국으로의 생산 이전 요구는 충족시키지 못하는 수준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아이폰 생산을 미국으로 완전히 이전할 경우 가격이 최소 25%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미국산 아이폰의 가격이 최대 3500달러(약 480만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현재 아이폰 16 프로의 판매가는 약 1000달러(약 137만 원) 수준이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