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SLM 활용한 이용자 협력 생존 공포 게임
6월 10일 '스팀 넥스트 페스트' 참가 예정
6월 10일 '스팀 넥스트 페스트' 참가 예정

AI(인공지능)이 일상생활 곳곳에 활용됨에 따라 이에 대해 상반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 발전으로 인간이 만든 수준의 콘텐츠들을 선보여 탄성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한 편에선 특정한 텍스트나 이미지, 영상이 AI로 제작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주변인들과 논쟁을 벌이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크래프톤 산하에서 AI를 전면에 내세운 게임을 개발 중인 렐루(ReLU) 게임즈의 차기작 미메시스(MIMESIS)는 이러한 AI의 양면성을 극적으로 드러낸 사례가 될 전망이다.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미메시스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가 진행됐다. 오는 10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도 참여, 무료 체험판을 공개해 사실상 기간 한정 공개 베타 테스트(OBT)까지 이어갈 전망이다.
미메시스의 장르는 4인 협력 생존 공포 게임이다. 트램 수리를 맡은 요원들이 수리비 확보를 위해 오염과 괴 생물체 등 위험이 가득한 연구소에서 돈이 될 만한 소재들을 찾아 나선다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

게임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협력 공포' 장르의 문법에 충실하다. 게이머가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은 매우 비싸고, 그나마 한정적이며, 탐험 중 죽게 되면 이를 모두 잃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어둡고, 다소 복잡하게 설계된 장소를 탐험해야 한다. "여기까지 파밍했으면 그만 돌아가자"라는 생각과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충돌하며 딜레마를 일으킨다.
한창 연구소를 탐험하다 보면 게임의 제목과 같은 명칭의 '미메시스'들이 은근슬쩍 합류한다. 이용자들과 똑같이 생긴 외형에 더해 보이스챗으로 했던 대화들을 수집, 활용하는 AI SLM(소형 언어 모델)이 적용됐다. 조금이라도 방심하여 미메시스의 접근을 허용하는 순간 이용자를 즉사시키는 공격을 가한다.

미메시스의 존재를 의식하다 보니 연구소 탐험 중 다른 플레이어를 만나도 "너 미메시스지"라는 말부터 나오며 서로를 의심하게 된다.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4명이 함께 다니는 것을 선택하면 파밍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낳는다.
렐루 게임즈는 AI의 효용성을 게임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업체로, 미메시스 역시 몰입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AI를 게임에 적극 활용했다. 이렇게 끌어올린 몰입감이 AI에 대한 공포심을 일으키고, 이용자들 사이의 불신과 의심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아이러니를 느끼게 됐다.

다만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다 보면 익숙해진 플레이어라면 큰 무리 없이 이용자인지, 미메시스인지 구분할 수 있겠다는 느낌 또한 받았다. 그러나 익숙함과 별개로 '즉사 몬스터'라는 위험성은 충분히 남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음성 활용 AI는 보다 보강해 이용자를 더욱 교란할 수 있게 하고, 이용자에게 달려와 즉사 공격을 가하는 등 불합리할 정도의 적극적인 공격성은 낮추는 편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소에는 미메시스 외에도 위협적인 존재들이 적지 않다. 플레이어를 납치해 끌고 가는 코주부 몬스터, 다짜고짜 주먹을 날려 사망에 이르게 하는 대형 토끼 등이 존재한다. 처음 만나면 귀여워 보이는 다람쥐도 얼굴에 달라붙어 시야를 가려버리는 등 방해꾼 역할을 한다. 연구소에서 얻은 소재로 다람쥐를 때려 없앨 수 있지만, 그러다가는 소재 자체가 부러져 정작 중요한 돈을 확보할 수 없게 될 수 있다.
미메시스 CBT 버전을 플레이해본 결과 대체로 잘 만든 협력 공포 게임이라는 평을 내릴 수 있었다. '리설 컴퍼니'나 '레포(R.E.P.O.)', '파스모포비아' 등 스팀에서 앞서 유행했던 협력 공포 게임을 플레이했던 이들이라면 무리 없이 게임을 즐기며 'AI로 구현된 스마트 몬스터'라는 독특한 존재 또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