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습으로 지정학적 리스크 최고조
물류비 따른 수익성 악화 전망
물류비 따른 수익성 악화 전망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이 확전 갈림길에 서면서 유가가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 원유의 70% 이상, 액화천연가스(LNG)의 3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에너지 수급 불안과 물가 급등 등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산업 전반에 '오일쇼크' 재현 우려까지 거론되고 있다. 에너지의 100%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은 휘발유·가스 가격 인상은 물론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전반의 인상 압력에 놓일 수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최소 1∼2주는 국내 주유소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국제유가가 더 오른다면 국내 기름값의 상승폭도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업종별로 다르지만 해운·항공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유가 상승에 국내 해운·항공업계는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 국내 선사들은 두 국가 간 전쟁이 확산해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경우에 대비해 우회 노선을 검토하고 있다.
고유가 기조가 심화되면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여파가 우려된다. 고유가 시대에는 완성차 판매가 감소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의 판매가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고유가 기저를 보이면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진다.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세계 원유 물류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시장에 충격파가 번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에 약 2000만 배럴의 원유와 석유가 통과한다. 해협이 실제로 차단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철강 관세에 이어 중동 전쟁까지 겹쳐 기업들의 비용 리스크는 커졌다"면서 "비용 관리와 고가 제품군 판매 확대 등의 전략을 통해 비용 영향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물가 안정, 민생 회복 지원 등을 위해 유류세·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더 연장하기로 했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수송용 유류에 대한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는 오는 8월 31일까지 두 달 더 연장된다. 100만 원을 한도로 기본세율 5%를 3.5%로 내린 승용차 개별소비세 한시적 인하 조치도 6개월 더 유지된다. 이달 말 종료 예정인 발전용 액화천연가스(일반·LNG), 유연탄 등 발전 연료에 대한 개별소비세의 한시적 인하 조치(-15%)도 올해 말까지 6개월 더 연장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