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상 압박 대응 절실한데 노조 인건비 증가 위협
투자 필요한 현대차그룹 인건비 추가 부담 경쟁력 악화 우려
투자 필요한 현대차그룹 인건비 추가 부담 경쟁력 악화 우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8일 제1차 임단협 교섭을 개최하고 노사 대표가 상견례를 한다. 현대차 노조는 역대급 성과급 요구와 더불어 1인당 2000만 원 상당의 '통상임금 위로금' 등을 회사 측에 요구하고 있어 올해 임단협 역시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주 4.5일제(금요일 4시간 단축 근무) △정년 만 64세 연장 △퇴직금 누진제 △퇴직자 전기차 최대 25% 할인 △통상임금 위로금 인당 2000만 원 지급 등의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업계 관심사는 현대차 노사의 7년 연속 무분규 타결 여부다. 현대차 노사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노사의 합심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나아가 노조 요구안 중 논란이 된 부분은 '통상임금 위로금'이다. 노조는 지난달 28~29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에 따른 위로금·격려금 지급 요구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 안건은 회사가 조합원에게 인당 2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미국의 통상 압박으로 앞날을 예측할 수 없고, 강점을 보여왔던 전기차 분야에서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 현대차가 마주한 어려운 현실로 인해 노사 협상은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의 이런 요구는 현대차그룹이 보여준 역대급 성과에 기인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환기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환에서 완성차 업계 중 유일하게 시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높은 실적 신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나아가 현대차그룹 산하 계열사 역시 최근 완성차 업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분야에서 4년 연속으로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성과가 노조 입장에서는 과감한 요구를 할 수 있게 하는 여건을 마련해줬다. 현대차그룹은 2년 연속으로 글로벌 2위 실적을 이어가고 있고, 영업이익 역시 3년 연속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미국에서 시작된 통상 압박과 최근 발생한 중동 리스크로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30조 원의 투자를 단행했고, 미국에 별도 생산라인 생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 밖에도 시장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 중인 만큼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 요소가 늘고 있다. 이에 비상경영 체제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노조에서 과한 보상을 바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에 불안한 시장 상황이 지속되며 회사를 먼저 생각하자는 노조가 협업으로 만들어낸 6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이지만 올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라면서 "다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도 노조의 양보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