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코어위브 주가 급등에 '고무'...금리인하와 규제 완화 등도 긍정적

2022년 초 이후 물가 급등과 금리 인상으로 사실상 멈춰 섰던 미국 IPO 시장이 지난달 암호화폐 기업 서클(Circle)의 성공적인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계기로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4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시장조사업체 CB 인사이트(CB Insights)의 데이터를 인용해 6월 한 달 동안 미국의 기술 분야 IPO가 총 5건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월평균 2건 수준에서 대폭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달 5일 상장한 서클의 주가가 상장 직후 공모가 대비 두 배 넘게 급등한 뒤 7월 현재 공모가 대비 6배나 급등하면서 IPO 시장의 낙관론을 부채질했다. 서클 주가는 미국 상원이 달러화에 연동한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을 담은 ‘지니어스(GENIUS) 법안’을 통과시킨 뒤 급등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기술 스타트업의 상장 및 투자자금 회수(엑시트)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현재 스페이스X, 스트라이프(Stripe),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등 최고 가치의 비상장 기업들 및 AI 분야의 대표 주자인 오픈AI와 앤트로픽(Anthropic) 등은 IPO에 나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AI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을 계속 유치하고 있어, 단기간 내 상장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벤처투자 업계는 최근의 투자 회수(엑시트) 사례들이 금리 인하와 IPO 규제 완화 등 긍정적 신호와 맞물리면서 향후 시장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주요 증권거래소들은 IPO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한 규제 완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의 벤처 회사 퍼스트마크의 파트너 릭 하이츠만은 CNBC에 “IPO 시장이 서서히 열리고 있고, 벤처 업계는 신중하지만, 낙관적인 입장”이라며 “다음 상장 파동에 대비해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준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인 PwC의 미국 IPO 부문을 이끄는 마이크 벨린은 “하반기에는 다양한 산업에서 IPO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5월까지는 제약·핀테크 업종이 가장 활발했다”고 말했다.
초기 투자사인 러러 히포(Lerer Hippeau)의 에릭 히포도 “지금껏 경험한 침체기를 생각하면 현재의 IPO 활기는 분명 고무적”이라며 “마침내 터널 끝에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장애물은 존재한다. 4월에는 관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클라나(Klarna)와 스텁허브(StubHub) 등 여러 기업이 상장 계획을 연기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상장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퍼스트마크의 하이츠만은 “앞으로의 IPO 시장이 명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확실한 경제 안정성과 성장세가 한 분기 이상 지속돼야 시장 회복을 자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상장한 기업 중 코어위브와 서클을 제외하면 큰 주가 상승을 기록한 기업이 드물다는 점도 시장 회복에 부담이다. 힌지헬스(Hinge Health), 차임(Chime), 이토로(eToro) 등은 주가가 공모가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오마다헬스(Omada Health)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