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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중앙은행 총재 “스테이블코인 확산, 화폐 신뢰 위협할 수 있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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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중앙은행 총재 “스테이블코인 확산, 화폐 신뢰 위협할 수 있어” 경고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가 5월8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통화정책 보고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가 5월8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통화정책 보고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앤드루 베일리 영국중앙은행(BOE)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화폐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베일리 총재는 전날 공개된 연설문에서 “중앙은행은 결제 혁신이 화폐 시스템에 새로운 취약성을 가져올지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베일리 총재는 한 추모 강연에서 “예를 들어, 스테이블코인이 새로운 형태의 화폐로 부상한다면, 우리는 화폐의 단일성과 이에 따른 신뢰를 어떻게 유지할지, 그리고 준비통화 개념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일리 총재의 발언은 최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달러 기반 암호화폐의 사용 확대가 초래할 수 있는 위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해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경우, 일종의 디지털 달러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상원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 입법이 통과되면서 업계가 지지하는 관련 규제를 제도화하는 움직임에 진전을 보인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 등과 같은 다른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과 달리, 특정 통화에 고정되어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베일리 총재의 지적은 달러 기반 암호화폐의 사용 확대가 금융시스템에 미칠 잠재적 위협을 경고한 전문가들의 시각과도 궤를 같이한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의 사용 확대가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그는 또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다국적 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 의장으로 취임한 이후 해당 사안을 주요 의제로 다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일리 총재는 “최소한 주요 경제권에서는 이제 ‘공식 외환보유고’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물을 수 있다”면서 “오늘날 외환보유고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더 큰 목적이 있으며, 극단적 위기 상황에서는 금융 시스템의 유동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외환보유고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입법이 달러의 글로벌 준비통화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의 세계 경제 질서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달러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스테이블코인 입법은 달러의 국제적 역할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는 기회”라며 미국이 글로벌 금융 질서에서 계속해서 중심 역할을 유지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