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외국인 관광객은 단체여행보다 자유여행을 선호하며, K-문화와 음식, 지역 상권의 개성 있는 상품을 직접 체험하고 소비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면세점 업계가 실적 부진을 겪는 반면,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등 ‘올다무’로 불리는 국내 유통채널은 외국인의 새로운 쇼핑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카드에 따르면, 2024년 올다무는 소비금액과 이용자 수 등 주요 지표에서 큰 폭의 증가를 기록하며 면세점을 앞지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외국인들이 보다 일상적인 K-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8일, 서울 명동점 11층을 전면 리뉴얼해 약 100개 브랜드가 입점한 K-컬처 복합 쇼핑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디저트, 식품, 패션, 기프트, 케이팝 상품까지 아우르는 체험형 공간으로, 최신 K-콘텐츠를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는 총 4개의 존(zone)으로 구성된다. 디저트 존에는 국내 면세점 최초로 입점한 ‘브릭샌드’, ‘그래인스 쿠키’ 등 트렌디한 브랜드들이 참여해 프리미엄 휘낭시에와 쿠키를 선보인다.
팝업 존은 홍대, 북촌, 성수 등 감성적인 서울 로컬을 모티프로 구성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와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선별해 선보이며, 전통의 멋을 살린 패키지와 기프트 박스도 함께 준비해 여행 선물로서의 매력을 더했다.
최근 SNS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들도 대거 입점했다. 약과·한과 브랜드 ‘만나당’, 프리미엄 티 브랜드 ‘슈퍼말차’, 초콜릿 브랜드 ‘니블스’, 진저샷으로 유명한 ‘타이거모닝’, 소스로 이름을 알린 ‘케이첩’ 등이 대표적이다.
신세계 푸드 마켓 존에는 삼청동 에그롤, 헬렌스 비건 쿠키 같은 프리미엄 간식은 물론, 비비고 간편식, 참기름·고추장 등 지역 특산품도 함께 마련됐다. 건강기능식품 존에는 ‘홍삼가 건보’와 같은 전통 홍삼 제품과 함께, ‘세노비스(CENOVIS)’, ‘GNC’, ‘오쏘몰(ORTHOMOL)’ 등 글로벌 인기 브랜드들도 입점해 K-푸드와 웰니스 수요를 동시에 겨냥했다.
식품 외에도 패션, 기프트, 케이팝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했다. 고연산 위스키와 시가 등 주류·담배 라인을 강화했으며, ‘게스’, ‘엠엠엘지’ 등 신규 패션 브랜드도 입점했다. BTS 전용 매장은 콘텐츠 중심 공간으로 재구성됐고, ‘카카오프렌즈’, ‘잔망루피’ 등 캐릭터 상품을 앞세운 기프트 존은 팬층과 니치마켓 수요를 함께 공략한다.
채정원 신세계디에프 MD담당 상무는 “MD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속도와 트렌드 대응 역량”이라며 “성수동과 홍대 등 서울 주요 상권의 최신 트렌드와 감성을 면밀히 분석해 명동점에 집약하고, 고객이 한국을 대표하는 트렌디한 브랜드와 제품을 편리하게 만나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