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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기술 경쟁 본격화…中 생산·가공 압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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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기술 경쟁 본격화…中 생산·가공 압도적

미국 캘리포니아 오션사이드에서 지난 5월 14일(현지 시각) 드론으로 촬영한 전기차 충전소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 오션사이드에서 지난 5월 14일(현지 시각) 드론으로 촬영한 전기차 충전소 전경. 사진=로이터
전 세계 전기차 업계가 핵심 자원 의존도를 줄이고 비용을 낮추기 위해 나트륨·황 등 새로운 소재 기반의 배터리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배터리 셀 생산의 85%, 원재료 가공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와 스타트업들이 차세대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 리튬이온 중심 시장, 대체기술 잇단 부상


현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지난 1991년 일본 소니가 상용화한 뒤 스마트폰·노트북은 물론 전기차까지 확산했다.

니켈(N)·망간(M)·코발트(C)를 쓰는 NMC 계열은 에너지 밀도가 높아 대형차에 적합하지만, 코발트의 상당량이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채굴돼 공급 안정성과 인권 문제가 제기된다.

이에 비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코발트가 필요 없어 가격이 저렴하고 소형차에 알맞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리튬이온 한계를 보완할 차세대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코발트·니켈 대신 알루미늄·철·망간을 활용해 원재료 공급이 쉽고 가격이 저렴하다. 충방전 횟수도 최대 5만 회로 리튬이온보다 5~10배 많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고 아직 상용 공급망이 미비하다.

르노자동차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LNMO(리튬니켈망간산화물)’ 배터리를 개발 중인데 이 기술은 “NMC의 에너지 밀도, LFP의 안전성과 가격, 15분 미만 충전 속도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황·고체전지, 2028년 이후 상용화 기대


스텔란티스가 지원하는 미국 스타트업 라이트엔은 파산한 스웨덴 배터리업체 노스볼트의 자산을 인수한 뒤 리튬황 기술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리튬황은 기존 리튬이온보다 에너지 밀도가 두 배 이상이고, 니켈·코발트·망간을 쓰지 않아 북미·유럽에서 원재료를 자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규모 상용화는 2028년 이후로 전망된다.

또 다른 차세대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고분자·세라믹)을 사용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화재 위험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개발 단계에 머물러 대량 생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되려면 특정 국가와 자원에 집중된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면서 “배터리 기술 경쟁은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 전략적 자원 확보와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