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0.5%포인트 금리 인하에도 모기지 6.4% 그대로, "금리 전달 메커니즘 작동 안 해“
자동차 대출 7.6%, 신용카드 21.2% 여전히 고공행진
자동차 대출 7.6%, 신용카드 21.2% 여전히 고공행진

연방준비제도 자료를 살펴본 결과, 연방기준금리와 각종 대출 금리가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기지 금리는 연준의 금리 변동과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드물며, 신용카드 금리는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는 빠르게 오르지만 내릴 때는 상대적으로 둔한 반응을 보인다.
모기지 금리, 연준 인하에도 6.4% 수준 그대로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6.4% 수준에 머물고 있다. 모기지 대기업 프레디맥(Freddie Mac) 자료에 따르면, 30년 모기지 금리는 지난주 기준 6.35%로 조금 떨어졌지만 앞으로 몇 주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기지 금리, 자동차 대출, 저축 금리가 한꺼번에 정확히 0.25%포인트 떨어지는 것을 보지는 못할 것"이라고 뱅크레이트(Bankrate)의 재무 분석가 스티븐 케이츠는 말했다.
고정 기간 모기지 금리는 경제 전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생각에 따라 정해지는 국채 수익률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미시간대학교 공공정책 및 경제학과 저스틴 울퍼스 교수는 "은행이 30년 동안 돈을 빌려주려면 앞으로 30년간의 경제 기복에 맞출 수 있는 시장 이자율로 그 돈을 어떻게 돌려받을 수 있을지 예상해야 한다"며 "그것은 예측하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와 프레디맥 자료 분석 결과, 연방기준금리가 떨어져도 모기지 금리는 반드시 따라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기지 금리가 단순히 연준의 단기 금리가 아닌 장기 채권 수익률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가장 흔한 모기지 유형인 고정금리 모기지에 이미 묶여 있던 미국인들은 전혀 변화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 모기지 금리는 차용인이 재융자하지 않는 한 대출 기간이 30년 또는 15년 동안 똑같이 유지된다.
자동차·신용카드 대출, 연준 금리와 다른 행보
자동차 대출 금리는 현재 평균 7.6%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수석 업계 분석가 에린 키팅은 자동차 금리가 "채권 수익률, 차용인의 신용 점수, 은행 포트폴리오의 최근 연체 건수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며 "복잡한 재료가 들어간 요리와 같다. 이런 요소, 저런 요소가 조금씩 섞여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연방준비제도 자료에 따르면, 2년 및 5년 자동차 대출금리는 7.6~7.7%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0~2022년 팬데믹 시기 자동차 시장 과열이 금리에 지속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대출금리가 누그러지면 구매자에게 반가운 일이다. 키팅은 소비자들이 60개월, 72개월 또는 84개월과 같은 더 긴 기간에 걸쳐 자동차 대출 기간을 나누어 가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우리는 고객이 월 지불액을 합리적인 달러 수치로 낮추기 위해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신용카드 금리의 경우 더욱 극명한 비대칭성을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 자료에 따르면 상업은행의 신용카드 금리는 21.2%에 이른다. 분석 결과 신용카드 금리는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는 빠르게 오르지만, 금리를 내릴 때는 상대적으로 둔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연준 조사에 따르면 한 달에서 다음 달까지 신용카드 잔액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는 미국 전체 카드 소지자의 거의 절반에 이른다. 이들에게 신용카드 금리의 조금 하락은 어느 정도 안도감을 줄 수 있지만, 시장이 연준의 금리 변화를 미리 반영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 변화는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고수익 저축 계좌나 단기 예금증서(CD)에 자금을 넣어두어 얻는 이자율도 떨어질 수 있으며, 이는 연간 수익률이 조금 낮아질 수 있음을 뜻한다.
기업 대출과 고용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
기업 대출금리는 업계 위험도, 사업 계획, 차용인의 신용도 등 여러 경제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연준의 금리도 그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자율이 저렴해짐에 따라 기업의 대출 비용이 점차 낮아지면서 새로운 프로젝트 확장이나 건설을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노동 시장의 약화는 장기 대출 금리 설정을 고려하는 대출 기관들에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짐에 따라 차용인이 돈을 갚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시장이 고려해야 할 예상치 못한 요인 중 하나는 연준 자체의 독립성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과 그 구성원들을 공격하고 독립 기관에 대한 더 많은 통제권을 장악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어,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가 특히 장기 대출의 경우 차입 비용을 더 높게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연준의 독립성이 약화돼 시장이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통제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면 투자자들은 그 위험을 보상하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