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중국 수요 기대에 주가, 연간 상승 전환...빅테크 랠리에 뒤늦게 합류

22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4.3% 급등한 256.10달러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2.3%로 돌아서며 사상 최고가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4월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자 애플 주가는 연초 대비 30% 넘게 급락하며 저점을 찍었으나 이후 약 50% 반등하며 주요 빅테크 기업 중 가장 늦게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애플은 지난 19일 아이폰17, 애플워치, 에어팟 신모델을 동시 공개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수년 만에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를 반영한 중간 가격대인 999달러의 아이폰에어 초기 대기 수요가 강력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시장 역시 애플의 핵심 수요처로 부각되고 있다. 현지 사전 예약 대기 시간을 근거로 수요가 강력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글렌뷰트러스트컴퍼니의 빌 스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에 “신제품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점이 주가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기대치가 낮았던 만큼 수요 호조가 시장에 긍정적인 놀라움을 줬고, 이는 당연히 주가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이번 신제품에는 인공지능(AI) 기능도 다수 탑재됐다. 에어팟 프로 3세대는 실시간 음성 번역 기능을 제공하며, 애플워치 신모델은 머신러닝을 활용해 고혈압 위험을 조기 경고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이날 미국 투자은행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아이폰17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목표주가도 상향 조정했다.
아이브스는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으로 ‘매수’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270달러에서 31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목표 주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날 종가 대비 주가가 21%가량 상승할 여력이 있음을 시사한다.
아이브스는 보고서에서 “이번 아이폰 사이클을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최근 몇 년간 다소 실망스러운 성장세 이후, 팀 쿡과 애플이 그동안의 부진한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인 반전의 기회를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애플 주가는 그렇지만 이날 연간 상승 전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올해 빅테크 기업 중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경쟁사보다 적고, 음성비서 시리(Siri)의 핵심 업그레이드를 2026년으로 미룬 점 등이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올해 18% 상승했고, 엔비디아와 알파벳 및 메타 플랫폼스 주가는 모두 30% 넘게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 역시 20% 넘게 상승한 데 반해 애플은 최근 반등에도 불구하고 연간 상승률이 2%대에 머물러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