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2분기 업계 영업이익 1위…소비 침체 속 ‘방어력’ 입증
강남점·본점 리뉴얼 등 중장기 투자 강화…VIP 매출 두 자릿수 성장
추석 선물세트 매출 21%↑, 강남점은 29.9% 신장
강남점·본점 리뉴얼 등 중장기 투자 강화…VIP 매출 두 자릿수 성장
추석 선물세트 매출 21%↑, 강남점은 29.9% 신장

올해 2분기 백화점 3사의 순수 백화점 영업이익을 비교하면 신세계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709억 원으로 현대백화점 693억 원, 롯데백화점 632억 원을 앞섰다. 올 상반기 소비 위축과 이커머스 강세로 3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신장을 겪었지만, 신세계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며 방어력을 입증했다.
백화점 업황은 7월과 8월 들어서 회복 조짐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은 7월은 전년 대비 5.1%, 8월 2.8% 증가하며 두 달 연속 상승했다. 특히 명품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이 크게 늘어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신세계는 강남점과 본점을 중심으로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해 중장기 투자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본점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집약한 ‘더 헤리티지’ 프로젝트로 VIP 수요 확대에 나섰다.
1·2층에는 샤넬 플래그십 부티크가 들어서 워치·파인 주얼리까지 아우르는 고급 라인업을 강화했고, 지하에는 라리끄·크리스토플·뱅앤올룹슨 등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입점했다. 옛 제일은행 건물의 건축적 유산을 보존하면서도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VIP 고객을 위한 ‘럭셔리 플래그십’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러한 투자로 본점의 2분기 VIP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백화점 3사 평균 트래픽(방문객 흐름)은 줄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차량 이동량을 기반으로 추산한 지표에서 8월 내내 전년 대비 약 5% 감소세가 이어졌고 9월에도 10% 안팎 역성장이 나타났다. 추석 특수에도 불구하고 객수 회복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신세계백화점은 추석 선물세트 판매에서 차별화된 성과를 거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21.2% 늘었고, 강남점은 행사장 면적을 두 배로 넓히며 선물세트 매출이 29.9% 늘었다.
상품 전략도 프리미엄에 집중됐다. ‘신세계 암소 한우’·‘셀렉트팜’ 과일 세트, 야마자키·히비키 등 희소성 높은 위스키 세트는 조기 완판됐다. 원물가 상승에도 선제적 매입으로 가격을 안정화한 점도 매출 방어에 기여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영업이익 규모만 놓고 보면 신세계가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 본점 헤리티지 오픈 등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며 단기 비용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화점이 앞으로 10년, 20년 이상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미래를 내다본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단기 성과에 치중하지 않고도 업계 내 영업이익 1위를 지켜내고 있다는 점에서 신세계의 체력이 확인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