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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농가에 최대 140억달러 지원 검토…관세 전쟁 충격 완화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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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농가에 최대 140억달러 지원 검토…관세 전쟁 충격 완화 목적

지난 2019년 11월 8일(현지시각) 미국 인디애나주 로치데일의 농장에서 대두 수확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9년 11월 8일(현지시각) 미국 인디애나주 로치데일의 농장에서 대두 수확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소 100억 달러(약 13조9000억 원)에서 최대 140억 달러(약 19조5000억 원)에 이르는 농가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조치는 중국에 대한 트럼프표 관세 정책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미국 농가들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다.

◇ 관세 수입 활용해 지원


WSJ는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이 관세 수입을 지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집행은 수개월 안에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원은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 급감으로 손실이 집중된 대두 재배 농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농가의 필요를 최우선으로 보고 있으며 관세 수입을 활용해 농업 부문을 돕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 사상 최대 수확에도 가격 폭락


미국 농가들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에 가까운 수확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줄이고 브라질산으로 대체하면서 가격이 폭락해 농가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현재 미국산 대두는 부셸당 약 9.5달러(약 1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실제 농가가 받는 현금 가격은 이보다 2달러(약 3000원)가량 낮다. 미 농무부는 올해 미국 대두 농가의 손실이 에이커당 100달러(약 13만9000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다 장비와 비료 등 생산 비용 상승까지 겹치면서 미국 농가의 경영난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과의 무역전쟁 후폭풍


미국산 대두 수출은 올 1~8월 2억 부셸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 10억 부셸에서 80% 이상 급감했다. 반면 브라질은 같은 기간 20억 부셸 이상을 중국에 수출하며 미국의 빈자리를 빠르게 메우고 있다. 1부셀은 약 27kg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1차 무역전쟁 당시에도 농가 손실의 70% 이상을 차지한 대두 농민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했으며 당시 지원 규모는 약 230억 달러(약 31조9700억 원)였다.

◇ 정치적 고려도 작용


정치적 배경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농민은 전통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트럼프 정부 입장에서는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들의 지지를 결집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미국산 대두 수입 확대를 압박할 계획인데 중국이 수입 재개에 합의할 경우 지원 규모나 실행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농민 표심 확보와 대중 무역전쟁 충격 완화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