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현재 부과 중인 관세 외에 추가로 100%의 새로운 관세를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오는 1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같은 날부터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any and all critical software)’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도 함께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표는 중국이 자국의 희토류 광물 수출에 대한 새로운 통제 조치를 시행한 데 대한 보복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 인상”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급락했고, 투자자들은 주식 등 위험자산을 팔고 미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금 가격은 장중 급등하며 온스당 4000달러를 다시 돌파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미 불확실성이 높아진 금융시장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중단) 사태가 10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전날 미 상원의 임시 예산안 표결은 7번째로 부결됐다. 민주·공화 양당이 각각의 요구안을 고수하며 타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독일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중단)으로 미국 경제 관련 주요 지표 발표가 중단되면서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 상황을 어느 정도 감각 없이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시장 반응이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관세 부과 계획을 내놨을 때와 유사했다고 진단했다. 당시에도 주가가 급락하고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미 국채 수요가 급증한 바 있다. 이후 주식시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관세 부과 계획을 보류하자 반등세로 돌아섰다.
포스트워싱턴 인베스트먼트자문의 댄 카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최근까지만 해도 미·중 무역 긴장이 완화되는 분위기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의 세바스찬 보이드 매크로 전략가는 “최근 몇 달간 시장은 정책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해 왔지만, 트럼프의 발언으로 다시 그 위험이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예측 불가능한 발언과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채권시장 내 위험 프리미엄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발표는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엔화가 주요 통화 대비 상승한 반면, 달러는 최근의 반등세가 주춤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전일 대비 0.7% 내린 98.59에 거래됐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