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보복성’ 수출 통제에 희토류 가격 폭등…日 제조업 ‘비상’

글로벌이코노믹

中 ‘보복성’ 수출 통제에 희토류 가격 폭등…日 제조업 ‘비상’

디스프로슘·테르븀 등 핵심 광물 2015년 이후 최고가 경신
전기차·의료기기·방산 등 첨단 산업 직격탄… “대만 발언에 대한 정치적 보복”
중국 지질박물관의 확대경 옆에 희토류 산업에서 세륨, 란탄, 네오디뮴과 같은 원소를 추출하는 데 사용되는 광물인 모나자이트 샘플이 확대경 옆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지질박물관의 확대경 옆에 희토류 산업에서 세륨, 란탄, 네오디뮴과 같은 원소를 추출하는 데 사용되는 광물인 모나자이트 샘플이 확대경 옆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전기차 모터, 의료기기, 그리고 첨단 방산 장비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광물 가격이 최근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글로벌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중국이 일본을 겨냥해 사실상 ‘수출 중단’에 가까운 통제 조치를 단행하면서, 자원 안보를 둘러싼 미·중·일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와 영국 연구기관 아거스 미디어(Argus Media)의 자료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서 중희토류인 디스프로슘 가격은 킬로그램(kg)당 960달러, 테르븀은 kg당 4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해당 품목의 가격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불과 두 달 전인 2025년 12월 말과 비교해도 폭발적인 상승세다.

◇ ‘이중용도 물자’ 통제라는 명분… 실제는 ‘정치적 보복’


이번 가격 폭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 1월 초 중국 정부가 발표한 ‘이중용도(군사·민간 양용) 품목 수출 통제 강화’ 조치다.

중국은 일본으로 향하는 희토류 수출 허가 심사를 사실상 중단하거나 지연시키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대만 유사시는 일본의 유사시"라며 대만 지지 의사를 밝힌 데 대한 강력한 보복 카드로 해석된다.

2010년 센카쿠 열도 갈등 당시에는 통관 지연 등의 간접적 방식을 취했으나, 이번에는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수출 허가제’를 통해 공급망을 직접 차단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 전기차부터 미사일까지… 첨단 산업 ‘올스톱’ 위기


희토류 가격 상승은 일본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조업 전반에 도미노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고효율 자석 제조에 필수적인 디스프로슘과 테르븀 가격이 연초 대비 각각 26%, 19% 급등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제조 원가 부담이 극에 달했다.

이트륨 가격은 지난 5일 기준 425달러로 급등했다. MRI 등 의료기기와 LED 제작에 쓰이는 초전도 물질인 이트륨은 한 달여 만에 60% 이상 가격이 뛰었다.

레이더와 미사일 탐색기에 사용되는 갈륨 가격은 kg당 1600달러를 기록했다. 전 세계 갈륨 생산량의 99%를 장악한 중국이 수출을 조이면서 방산 분야의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 비축분 바닥나나… 일본 기업들 ‘패닉 바잉’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일본 기업들은 재고 확보를 위해 ‘패닉 바잉(공포 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 전문 무역 회사 소식통은 "중국의 규제 강화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일부 기업들이 웃돈을 주고라도 물량을 확보하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이치 생명연구원의 시마미네 요시키요 시니어 펠로우는 "중국이 희토류를 단순한 상품이 아닌 ‘지정학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며 "대체 공급망이 구축되기 전까지 가격 변동성과 높은 가격 수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서방의 대응: ‘희토류 무역 블록’ 출범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맞서 미국과 한국, 일본 등 우방국들의 공조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4일 워싱턴에서는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의 후속 기구 성격인 ‘핵심광물 무역 블록’ 출범이 논의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핵심 광물 비축 계획인 ‘프로젝트 볼트(Project Vault)’를 가동하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