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두 기업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근접하면서 국내 증시 구조 자체가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삼성전자우·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 1월 초 1331조원에서 지난 13일 1817조원으로 약 6주 만에 486조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3558조원에서 4553조원으로 늘어났지만 상승분 상당 부분을 반도체 대형주가 견인했다.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올해 초 37.4%에서 39.9%까지 확대되며 사실상 지수 흐름을 좌우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이미지 확대보기특히 이번 상승은 단순한 주가 반등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 반도체 주가 상승이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선반영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 랠리는 실적 급증이 확인되면서 밸류에이션 자체가 재평가되는 국면에 가깝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국내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3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분기 영업이익 30조원에 근접한 실적이 전망된다. 두 회사 합산 분기 영업이익만 60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실적 폭증의 배경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 상승과 출하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D램과 낸드 가격은 분기 기준 두 자릿수 상승률을 넘어 일부 제품은 100% 가까운 급등이 예상된다. 공급 부족 속에서 선주문과 선입금 계약까지 등장하면서 시장 주도권이 완전히 공급자 중심으로 이동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는 반도체 산업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 경기민감 업종으로 분류되던 메모리 산업이 AI 인프라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면서 기업가치 산정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상승이 반도체 업황의 함수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 상승 구간의 상당 부분이 두 종목 주가 변동과 궤적을 같이하며, 개별 업종 장세보다 대형 반도체 중심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시가총액 1817조원에서 2000조원까지 필요한 상승 폭은 약 10% 수준이다. 최근 한 달여간 상승률을 감안하면 단순 목표가가 아니라 현실적 경로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많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아닌 실적 확정 국면으로 전환된 만큼 추가 상승 여력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외국인 자금 유입이 반도체로 집중되는 흐름까지 나타나며 코스피 방향성 역시 두 종목에 연동되는 모습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업계에서는 이미 구조적 변화가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선입금 계약까지 불사하며 줄을 서고 있다"며 "시장 구조가 공급자 우위로 완전히 재편된 상황에서 실적 가시성과 안정성이 과거 호황기를 크게 뛰어넘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어 반도체 투톱 종목의 시가총액 2000조원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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