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0% 급증, 주가 1년 새 57% 폭등…"방위비 지출의 새로운 시대 도래"
튀르키예 유로파이터·노르웨이 호위함 등 굵직한 계약 싹쓸이…유럽 '방산 주권' 강화 신호탄
美 우주군 위성 추적 계약까지…육·해·공·우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로 글로벌 시장 장악
튀르키예 유로파이터·노르웨이 호위함 등 굵직한 계약 싹쓸이…유럽 '방산 주권' 강화 신호탄
美 우주군 위성 추적 계약까지…육·해·공·우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로 글로벌 시장 장악
이미지 확대보기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중동 정세의 불안, 그리고 격화되는 미·중 패권 경쟁이 불러온 '신냉전' 기류가 글로벌 방산 시장의 슈퍼사이클을 견인하고 있다. 유럽 최대 방산 기업인 영국의 BAE 시스템즈(BAE Systems)가 사상 최대 규모의 수주 잔고를 기록하며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했다. 이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실적 호조를 넘어, 전 세계가 본격적인 재무장(Rearmament) 시대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지표로 해석된다.
미국 경제 방송 CNBC는 18일(현지 시각) BAE 시스템즈가 지정학적 균열과 안보 위협 고조에 힘입어 기록적인 수주 실적을 달성했으며, 향후 수년간 이어질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수주 잔고 163조 원…"안보 위협이 성장의 동력"
BAE 시스템즈가 발표한 2025년 연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307억 파운드(약 60조 원)로 전년 대비 10% 급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9% 증가한 29억 3000만 파운드(약 5조 7300억 원)를 기록하며 외형과 수익성 모두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찰스 우드번(Charles Woodburn) BAE 시스템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에 대해 "고조되는 안보 도전(Escalating security challenges)이 이끄는 방위비 지출의 '새로운 시대(New era)'가 도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록적인 수주 잔고와 민첩성, 효율성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향후 수년간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튀르키예·노르웨이 뚫었다…유럽의 '방산 홀로서기' 수혜
BAE 시스템즈의 질주는 굵직한 대형 계약들이 이끌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튀르키예와 영국 정부 간 체결된 46억 파운드(약 9조 원) 규모의 유로파이터 타이푼(Typhoon) 전투기 20대 판매 및 관련 무장 패키지 계약이다. 이는 F-35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한 튀르키예가 대체 전력으로 유로파이터를 선택함에 따라 성사된 것으로, BAE 시스템즈의 항공 부문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다.
해상 분야에서도 잭팟을 터뜨렸다. 노르웨이 정부와 100억 파운드(약 19조 5000억 원) 규모의 '타입 26(Type 26)' 호위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유럽 해상 방위 시장을 선점했다. 타입 26 호위함은 대잠수함 작전에 특화된 최신형 전투함으로, 최근 러시아의 해상 위협에 대응하려는 나토(NATO) 회원국들의 수요와 맞아떨어졌다.
이외에도 BAE 시스템즈는 미 우주군(U.S. Space Force)과 12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 규모의 우주 기반 미사일 추적 시스템 및 위성 장비 공급 계약을 맺으며, 전통적인 육·해·공을 넘어 우주 영역으로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주가 1년 새 57% 급등…"미국 의존 탈피하려는 유럽의 선택"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실적 발표 당일 BAE 시스템즈의 주가는 3.6% 상승했으며, 지난 12개월 동안 무려 57%나 폭등했다. 올해 들어서만 23% 가까이 오르며 방산주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BAE 시스템즈의 약진이 유럽의 '방산 주권' 강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Bernstein)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 국가들이 무기 체계 공급망에서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역내 공급업체를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BAE 시스템즈를 유럽의 군사적 자립(Military sovereignty)을 위한 핵심 기업 중 하나로 꼽았다.
BAE 시스템즈는 2026년 매출이 7~9% 추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적인 안보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방위산업의 호황과 BAE 시스템즈의 거침없는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