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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짜 평화에 취하면 우크라이나 제2의 북한으로 전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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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짜 평화에 취하면 우크라이나 제2의 북한으로 전락한다”

독일 기민련 키제베터 의원, 미 우선순위서 밀려난 유럽 1938년 뮌헨의 비극 재현 막아야
장거리 미사일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비밀 함대 제재로 유럽 주권을 증명할 것을 촉구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왼쪽)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해 11월23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러시아와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안 초안에 관한 회담을 벌인 뒤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왼쪽)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해 11월23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러시아와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안 초안에 관한 회담을 벌인 뒤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전쟁의 포화가 여전한 가운데 유럽이 안일한 평화론에 빠져 역사적 실착을 범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단순히 한 국가의 존망을 넘어 유럽 전체의 안보 지형을 결정지을 분수령에 서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분단된 상태로 방치될 경우 유라시아 대륙의 거대한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폴란드의 최대 온라인 포털 매체인 비아도모시치오넷이 지난 2월 22일 보도를 통해 전한 바에 따르면 독일 기독교민주연합(CDU) 중진인 국방 전문가 로데리히 키제베터 의원은 현재 유럽이 처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진단했다. 그는 유럽이 러시아의 위협을 직시하지 않고 가짜 평화 협상에 매달릴 경우 우크라이나가 동서로 나뉘어 끝없는 긴장이 흐르는 제2의 북한과 같은 상태로 고착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관객으로 전락한 유럽과 미국의 싸늘한 우선순위


키제베터 의원은 더 이상 미국이 유럽의 안보를 무조건 책임져주던 시대는 끝났음을 강조했다. 현재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유럽은 인도 태평양과 중동 등에 밀려 4순위까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로 선회하는 상황에서 유럽이 스스로의 방어 능력을 입증하지 못하고 관객으로만 남는다면 과거 1938년 나치 독일의 침략을 묵인했던 뮌헨 협정의 비극이 디지털 시대에 재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타우러스 지원과 러시아 비밀 함대 옥죄기


유럽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구체적인 해법으로 키제베터는 장거리 정밀 미사일인 타우러스의 즉각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러시아의 병참 기지와 지휘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우크라이나에 부여해야만 진정한 억제력이 발생한다는 논리다. 아울러 국제 제재를 비웃으며 러시아의 전쟁 자금을 조달하는 이른바 비밀 함대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제재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쟁 지속 의지를 꺾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결단이 좌우할 유럽의 안보 주권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강대국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주저하는 모습은 러시아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키제베터는 독일이 단순히 경제적 논리에 갇혀 군사적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유럽이 독자적인 행동력을 갖춘 행위자로 거듭나지 못한다면 결국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놓이는 안보의 불모지가 될 것이라는 냉혹한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의 분단이 불러올 유라시아의 재앙


결국 우크라이나를 향한 가짜 평화 제안은 러시아에 재정비의 시간만 벌어줄 뿐이라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주권을 회복하지 못한 채 휴전이 성립된다면 이는 유럽 한복판에 상시적인 전쟁의 불씨를 심는 꼴이 된다. 키제베터는 유럽이 지금의 안일함을 버리고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야만 제2의 북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을 수 있다고 말을 맺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