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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리 오토, 가격 경쟁 대신 초고속 충전 승부수...전기차 패러다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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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리 오토, 가격 경쟁 대신 초고속 충전 승부수...전기차 패러다임 전환

연 46만 대 판매 1위 싱위안, 10분 충전 400km..."기술로 경쟁"
中 전기차 50곳 중 수익 업체 극소수...시장 5% 위축 전망
중국 베스트셀러 순수 전기차 모델인 갤럭시 싱위안, 지리 오토에서 제작. 사진=지리 오토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스트셀러 순수 전기차 모델인 갤럭시 싱위안, 지리 오토에서 제작. 사진=지리 오토
중국 전기차 판매 1위(연 46만 대) 싱위안을 생산하는 지리 오토가 업계의 치열한 가격 경쟁을 거부하고 800V 초고속 충전 기술로 승부수를 던지며 중국 전기차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지리 오토 CEO 간 지아위는 24일 "출혈 경쟁인 '내장(內臟)'에 반대하며 기술·품질로 경쟁하겠다"고 밝히고, 10분 충전 시 400km 주행이 가능한 신형 800V 모델로 주행거리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 전기차 제조사 50곳 중 극소수만 수익을 내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도이치뱅크는 2026년 중국 자동차 판매가 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고 업계는 지리의 '기술 우선' 전략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본토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순수 전기차 싱위안의 조립업체인 지리 오토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굳히기 위해 가격 인하보다는 더 긴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 기술에 베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 46만 대 판매 1위...800V로 10분 충전 400km 구현


지리 오토 CEO 간 지아위는 24일 "원가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하는 출혈 경쟁인 '내장(內臟)'에 반대한다"며 "기술·품질·브랜드·서비스·기업 윤리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싱위안은 지난해 46만 대를 판매하며 중국 본토 전기차 1위를 차지했다. 가격은 6만 8,800위안(약 1,400만 원)에서 9만 8,800위안으로 테슬라 모델Y(26만~31만 위안)나 BYD 시걸(6만 9,800~8만 5,800위안)과 경쟁하며 저가 시장을 장악했다.

현재 싱위안은 한 번 충전 시 최대 310km 주행이 가능하고, 20분 충전 후 200km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800V 초고속 시스템과 고성능 배터리가 결합되면 10분 충전 후 최대 400km 주행이 가능해져 주행거리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지리는 2024년 12월 저장성 닝보에 20억 위안 규모의 안전 시험 시설을 개설하며 공격적인 할인 추세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세계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 이 센터는 고속 충돌 테스트·배터리 파워트레인 점검·사이버 보안·건강 관련 평가 등 자동차 안전 검사의 전 범위를 다룬다.

中 전기차 50곳 중 수익 업체 극소수...시장 5% 위축

지리의 '내장 거부' 선언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심각한 수익성 악화를 배경으로 한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본토 기반 전기차 제조사 50곳 중 극소수만이 수익을 내고 있으며, BYD조차 2025년 3분기 순이익이 32% 감소했다.

지난 2년간 BYD와 테슬라가 주도한 가격 인하는 소규모 경쟁자들의 동조를 유발했다. 2024년 테슬라 모델Y는 21% 감소한 38만 2,300대, BYD 시걸도 31% 감소한 31만 대를 판매하며 가격 경쟁의 한계를 드러냈다.

도이치뱅크는 지난달 중국의 자동차 판매(전기차와 휘발유차 포함)가 2026년 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UBS는 생산 능력 과잉과 정부 지원 축소로 인해 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26년 1월부터 중국 전기차 구매세 면제가 폐지되며 5% 세금이 부과되자, 1월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20% 급감했다.

24일 프리미엄 전기차 제조사 샤오펑(Xpeng)의 CEO 허샤오펑은 "여러 시장 세그먼트에서 경쟁하기 위해 여러 신모델을 출시할 것"이라며 "자율주행·인공지능·로봇공학 기술이 더 많은 중국 운전자들에게 자동차 제조사의 혁신적인 역량을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韓 전기차, 中 기술 경쟁 주목해야...800V 충전 인프라 격차 해소 급선무


지리 오토의 '기술 우선' 전략은 한국 전기차 업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20년 6.2%에서 2024년 2.1%로 급락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기아 EV6는 가격(5,000만~6,000만 원)이 싱위안(1,000만~1,500만 원)보다 4~5배 비싸 중국 저가 시장 경쟁력이 없다.

하지만 800V 초고속 충전 기술에서는 한국이 경쟁력을 갖췄다. 현대차 아이오닉5·기아 EV6는 이미 800V 시스템을 탑재해 18분 충전 시 80% 충전이 가능하다. 문제는 충전 인프라다. 2024년 말 기준 한국의 800V 초고속 충전기는 1,200기(5.2%)에 불과한 반면, 중국은 약 8만 기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대 기계공학부 차석원 교수는 "중국이 800V 인프라를 빠르게 확충하는 반면, 한국은 인프라 부족으로 800V 전기차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2026년 충전기 3,000기 추가 설치 계획도 중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기술에서도 대응이 필요하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2027년 4세대 배터리(에너지 밀도 300Wh/kg, 10분 충전 80%)를 양산할 계획"이라며 "중국 업체들도 비슷한 시기 양산하므로 기술 격차는 크지 않지만, 중국이 정부 보조금으로 빠르게 보급하면 시장 선점에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산업연구원 김용진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시장 포화로 중국 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지리·BYD가 동남아·유럽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와 정면 충돌하므로, 한국은 800V 충전 인프라 확충과 차세대 배터리 양산 시기 단축으로 기술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는 "지리의 '가격 전쟁 불참' 선언은 중국 전기차 시장이 가격에서 기술 경쟁으로 전환하는 신호"라며 "한국은 800V 기술을 보유했지만 인프라가 부족하다. 정부가 2026년 충전 인프라에 1조 원 이상 투자하고, 배터리 업체들이 차세대 배터리 양산을 1년 앞당겨 2026년 말 출시하면 중국·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