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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국과 협상 의사 없다”…휴전안 거부 속 ‘호르무즈 통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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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국과 협상 의사 없다”…휴전안 거부 속 ‘호르무즈 통제’ 요구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이슬람혁명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와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신임 최고지도자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이슬람혁명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와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신임 최고지도자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이 미국의 중동 전쟁 휴전 제안을 거부한 가운데 미국과의 협상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자체 종전 조건을 제시하며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 장기화 속 외교 해법은 여전히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다.

25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과 CNBC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이 제안한 15개 항목의 휴전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체적인 조건을 내놓으며 군사적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휴전과 간접 협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사실상 거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장관은 이란 국영매체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적과 협상은 없었고 앞으로도 협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중재자를 통한 메시지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미국과의 협상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파키스탄 당국자 2명에 따르면 미국의 제안에는 대이란 제재 완화와 핵 프로그램 축소, 미사일 제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이 포함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이에 맞서 이란은 국영 방송 프레스TV를 통해 5개 항목의 역제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적대 행위와 암살 중단, 전쟁 재발 방지 장치 마련, 전쟁 피해 배상, 모든 전선에서의 충돌 종료,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인정이 포함됐다.

특히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자국의 ‘자연적이고 법적인 권리’로 규정하며 이를 종전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는 미국 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나와 아야톨라가 공동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란 국영 매체 파르스통신은 미국이 휴전을 성사시키고 간접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합의를 위반하는 상대와 이런 절차에 들어가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며 휴전 자체를 거부했다.

전쟁 피해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현재까지 이란에서 1500명 이상, 레바논에서 약 1100명, 이스라엘에서 16명, 미군 13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걸프 지역 해상과 육상에서도 민간인 피해가 이어지고 있으며 레바논과 이란에서는 수백만 명이 피란길에 오른 상태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친정부 집회가 열려 최고지도자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등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미국과 이란이 서로 다른 조건을 제시하며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중동 전쟁은 단기간 내 외교적 해결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