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개방·동결자산 해제 포함 MOU 초안 완성 단계, 24일 발표 임박
핵 문제 별도 협상 조건에 공화당 강경파 반발…트럼프 '50 대 50' 최종 결단 예고
핵 문제 별도 협상 조건에 공화당 강경파 반발…트럼프 '50 대 50' 최종 결단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AP통신, CBS뉴스, 악시오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주요 외신이 23~24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한 이 소식은 지난 2월 28일 미·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으로 시작된 전쟁의 종막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단을 미루며 "50 대 50"이라는 단서를 붙인 만큼 합의 타결까지는 여전히 변수가 남아 있다.
파키스탄 중재로 MOU 초안 완성 단계
파키스탄군 참모총장 아심 무니르 육군원수는 이란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 등을 23일 연쇄 면담한 뒤 테헤란을 떠났다.
파키스탄군은 성명에서 "지난 24시간의 집중 협상이 최종 합의를 향한 고무적인 진전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악시오스는 무니르 원수가 합의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최종 서명에는 이르지 못했으며, 이번 이란·파키스탄 협상에서 도출된 새 초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같은 날 국영방송에서 "미국과 이란 두 나라의 입장이 수렴되고 있다"며 14개 항으로 구성된 1쪽 분량의 양해각서(MOU) 초안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초안에는 전쟁 공식 종식 선언, 호르무즈 해협의 단계적 재개방,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 해제, 이란 해외 동결자산의 단계적 해제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30~60일의 협상 기간을 두고 핵 문제 등 세부 현안을 별도 논의하는 방식이다. FT는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협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미국 측이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파키스탄·카타르 협상단은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초안을 다듬고 있다.
카타르, 이집트,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 지역 중재국들은 지난 24시간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와 위트코프 특사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며 양측 간격 좁히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중국도 배후에서 파키스탄에 외교적 노력 강화를 촉구하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트럼프 "50 대 50"…핵 문제가 최대 쟁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BS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협상이 "날마다 좋아지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모두 얻는 합의에만 서명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악시오스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합의를 이뤄낼 수도, 이란을 완전히 초토화할 수도 있다. 50 대 50"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재러드 쿠슈너, 위트코프 특사, JD 밴스 부통령과 함께 이란의 최신 제안을 검토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UAE·카타르·이집트·터키·파키스탄·요르단 지도자들과 화상 통화를 마쳤다. 통화에 참석한 한 지역 소식통은 "모든 지도자가 지역 전체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대 걸림돌은 핵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넘기고 핵 능력을 영구히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6월 폭격한 나탄즈·포르도·이스파한 핵시설의 해체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초기 MOU 단계에서는 핵 문제를 다루지 않겠다며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전쟁 종식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CNBC는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양측 입장이 현재까지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상태이며, 평화 각서가 서명되더라도 이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내 강경파의 반발도 거세다. 상원 군사위원장 로저 위커 의원은 "60일 휴전 연장으로 가는 것은 재앙"이라며 "에픽 퓨리로 달성한 모든 성과가 수포로 돌아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악시오스에 일부 지역 지도자들이 트럼프에게 이란을 더 공격해 더 유리한 조건의 합의를 이끌어내라고 촉구했다고 전하면서도 "좋은 결과를 여전히 기대한다"고 말해 엇갈린 시각을 드러냈다.
호르무즈 봉쇄 100척 돌파…글로벌 에너지 위기 지속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23일 기준 이란 항구를 오가는 상선 100척을 차단하고 4척을 무력화했으며, 인도주의 물자를 실은 선박 26척의 통과는 허용했다고 밝혔다.
항공모함 20척, 항공기 200대, 병력 1만 5000명을 동원한 이 봉쇄 작전으로 이란 항구의 교역이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25%가 통과하는 요충지다. 이 해협의 봉쇄는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불러왔으며, 미국 내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조지타운대 폴 머스그레이브 교수는 알자지라에 "이란은 미국보다 협상에서 유리한 카드를 더 많이 쥐고 있다"며 "트럼프가 밀린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전쟁을 재개할 위험도 있다"고 분석했다.
종전 협상의 향방은 24일 트럼프의 최종 결단에 달렸다. 파키스탄 측 협상 관계자는 미국이 MOU에 동의하면 이슬람 공휴일이 마무리되는 이번 주 금요일 이후 세부 협상이 본격 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MOU를 수용한다는 보장은 없다"는 신중론도 협상 관계자 사이에서 여전히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