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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팔도 인도서 만들라…‘공동개발·현지화’ 방산 새 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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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팔도 인도서 만들라…‘공동개발·현지화’ 방산 새 표준

‘94대 현지 조립·국산화 50%’…인도, 다쏘에 패키지 요구
설계·항전 기술 이전 한계 마주한 K-방산, 폴란드·중동 수출 전선 시험대
인도가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추가 도입 협상에서 파격적인 현지화 조건을 전면에 내걸었다. 무기 구매국을 넘어 글로벌 방산 제조 허브로 도약하려는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전략이 기존 ‘완제품 수출’ 중심의 방산 공급 구조를 정면으로 흔들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도가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추가 도입 협상에서 파격적인 현지화 조건을 전면에 내걸었다. 무기 구매국을 넘어 글로벌 방산 제조 허브로 도약하려는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전략이 기존 ‘완제품 수출’ 중심의 방산 공급 구조를 정면으로 흔들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도가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추가 도입 협상에서 파격적인 현지화 조건을 전면에 내걸었다. 무기 구매국을 넘어 글로벌 방산 제조 허브로 도약하려는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전략이 기존 완제품 수출중심의 방산 공급 구조를 정면으로 흔들고 있다. 이번 대형 사업의 향방은 기술이전과 현지 생산 능력을 필수로 마주한 한국 방위산업 기업들에도 중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머니컨트롤 보도에 따르면 인도의 비크람 미스리 외무차관은 지난 14(현지시각)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프랑스 방문 관련 브리핑에서 방산 자급자족을 위한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인도는 프랑스와의 협력 전반에서 단순 구매를 배제한다는 태도다. 양국 공군이 이미 라팔을 운용 중인 만큼, 이번 도입은 철저히 현지 제조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94대 현지 조립요구…기술 유출 우려하는 프랑스


인도 공군은 전투기 편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에 라팔 전투기 114대 조달을 위한 요청서(LoR)를 공식 발송했다. 다목적 전투기(MRFA) 획득 사업의 일환인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파격적인 생산 조건이다. 인도는 전체 114대 가운데 82.4%에 달하는 94대를 인도 현지 기업과 다쏘항공의 파트너십을 통해 인도 국내에서 라이선스 조립 방식으로 제조하라고 요구했다.
라팔 전투기에 대한 이러한 완성기 해외 생산 요구는 사실상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이례적이다. 인도는 기체 조립을 넘어 부품 조달 기준 국산화율을 5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프랑스 측은 기술 유출 가능성과 기존 자국 공급망의 타격, 향후 후속군수지원(MRO) 수익 감소를 우려하며 고심하고 있다. 프랑스는 수개월 안에 이 요청에 답해야 하며, 세부 조건 조율을 위한 양국 간 줄다리기는 향후 1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 기술 한계 마주한 K-방산, 인도식 압박의 부메랑


인도의 이번 행보는 독자적인 방산 공급망을 구축해 향후 제3국 수출 거점까지 확보하려는 계산된 행동이다. 미스리 차관은 방산 협력의 지향점으로 공동 개발, 공동 설계, 공동 생산, 공동 제조 등 네 가지 가치를 명확히 했다. 인도산 무기와 자체 시스템을 라팔 전투기에 직접 통합할 수 있는 완전한 권한을 요구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국내 방산 업계 전문가들은 인도의 이러한 압박이 글로벌 방산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한다고 진단한다. 과거에는 우수한 성능과 신속한 납기가 무기 선택의 기준이었으나, 이제는 파격적인 기술이전과 현지 생산 능력이 수주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폴란드에서 K2 전차와 FA-50 전투기의 현지 생산(K2PL ) 요구를 맞추고 있거나, 사우디아라비아·UAE 등 중동에서 합작법인(JV) 설립 압박을 받는 한국 기업들에 인도의 전략은 큰 부담이다.

한국은 플랫폼 설계 역량은 확보했으나 엔진과 핵심 항전 부품 등 원천 기술의 이전 가능 범위가 미국의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등에 묶여 있어, 인도식 전면 요구에 동일하게 대응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한국이 단순 수출국이 아닌 현지 생산 파트너로 역할을 재정의해야 하는 구조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8년 해군용 도입 예정…수용 여부 따른 시나리오 다변화

인도 국방획득위원회의 기존 승인 내용에 따르면, 해군용 라팔 마린은 오는 2028년부터 도입이 시작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공군용 라팔 전투기 역시 약 3년 반 뒤부터 본격적인 도입이 목표다. 프랑스가 인도의 50% 국산화 요구를 수용할 경우 글로벌 전투기 시장의 생산 모델은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프랑스가 협상을 거부할 경우의 시나리오에도 주목한다. 프랑스가 거부 카드를 꺼내 들면 인도가 미국산 전투기로 선회하거나 자체 차세대 전투기(AMCA) 개발 사업으로 재원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와 인도의 협상 타결 여부와 국산화 이행 방식은 향후 K-방산 수출 전략의 방향을 가를 기준선이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