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2조9072억 원…한국투자증권과 1조 원 이상 격차
'스페이스X' 평가이익에 WM·트레이딩 호조…글로벌 전략도 결실
'스페이스X' 평가이익에 WM·트레이딩 호조…글로벌 전략도 결실
이미지 확대보기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상반기 3조 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두며 국내 증권업계의 새로운 실적 기준선을 제시했다. 증시 호황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를 넘어 해외 투자와 투자자산 확대, 자산관리(WM)와 트레이딩 등 본업 경쟁력까지 고르게 강화되면서 '미래에셋 독주'가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특히 미래에셋그룹을 이끌어온 박현주 회장이 수년간 강조해온 해외시장 개척과 글로벌 투자 전략이 대규모 투자수익으로 이어지면서 경쟁사와의 실적 격차를 한층 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미래에셋 효과'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2조907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8% 급증한 규모다. 2위 한국투자증권의 순이익은 1조7311억 원으로 미래에셋증권과 1조 원 이상 차이가 났다. 키움증권(1조1580억 원)과는 2배 이상, NH투자증권(9651억 원)과 삼성증권(9391억 원)과는 3배 이상 격차다.
미래에셋의 실적은 국내 대형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눈에 띈다. KB금융(3조8846억 원)과 신한금융(3조4427억 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하나금융(2조4029억 원)과 우리금융(1조6090억 원)을 웃돌았다. 증권사 한 곳의 반기 순이익이 금융지주 계열 전체 실적과 비교될 정도로 몸집을 키운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실적 급증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는 투자수익이다. 상반기 연결 세전이익에 반영된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은 2조5659억 원에 달했다.
이를 제외한 상반기 연결 세전이익은 1조3204억 원이다. 전체 세전이익 3조8863억 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스페이스X 평가이익에서 발생한 셈이다. 2분기만 보면 세전이익 2조5287억 원 중 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1조6242억 원으로 64%를 차지했다.
다만 미래에셋의 독주를 스페이스X 투자 성공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스페이스X 성과를 제외하더라도 경상적인 이익 창출력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브로커리지와 WM 등 전통적인 증권업 수익원도 크게 개선됐다. 국내주식 약정 시장점유율 12%대를 바탕으로 브로커리지 수수료 이익은 1분기 4594억 원에서 2분기 6256억 원으로 36% 증가했다. 트레이딩·기타금융손익 역시 상반기 1조2419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 윤유동 연구원도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실적에 대해 '증권업 본업 호조'가 실적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브로커리지와 WM 부문이 각각 137%, 72% 성장했고, 퇴직연금 잔고도 1분기 64조3000억 원에서 2분기 80조8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14조 원에 이르는 투자자산을 축적한 것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여기에 글로벌 단일 MTS 구축을 추진하는 등 국내 주식 거래와 전통적인 IB 사업에 머물지 않고 해외와 디지털 영역까지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박현주가 뿌린 '해외투자 씨앗', 실적으로 돌아와
미래에셋의 독주를 이해하려면 박현주 회장이 오랜 기간 추진해온 해외시장 전략을 빼놓기 어렵다. 미래에셋은 그룹 출범 이후 해외법인 확대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해외 투자자산 발굴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왔다.
이 같은 전략은 단기 성과를 내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해외시장 진출에는 현지법인 구축과 인력 확보, 투자자산 발굴 등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의 경우 장기간 축적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투자자산이 시장 환경과 맞물리면서 대규모 투자수익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번 실적은 그동안 쌓아온 글로벌 투자 역량이 숫자로 확인된 대표적인 사례라는 평가다.
스페이스X 투자 역시 이러한 글로벌 투자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국내 주식 거래에서 수수료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글로벌 자산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투자하는 전략이 막대한 평가이익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의 배경에 미래에셋 특유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 추진력이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대규모 투자나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와 달리,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를 갖춘 미래에셋은 투자 판단이 내려지면 신속하게 사업을 실행할 수 있다. 스페이스X에 대한 과감한 투자 역시 이 같은 의사결정 구조가 뒷받침한 사례로 평가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업계는 물론 여타 금융업 수장들 사이에서도 미래에셋의 호실적은 주요 화젯거리"라며 "그룹 특유의 강력한 추진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