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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텍, 관세로 최대 25% 올리고 6100만달러 환급…美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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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텍, 관세로 최대 25% 올리고 6100만달러 환급…美 소송

소비자 부담 최대 1371억원 추산…“가격 올려 관세 넘기고 환급금까지 보유” 주장
스위스 로잔 인근 에큐블랑의 로지텍 본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위스 로잔 인근 에큐블랑의 로지텍 본사. 사진=로이터

글로벌 컴퓨터 주변기기 업체인 스위스의 로지텍이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를 이유로 제품 가격을 최대 25% 올린 뒤 관세가 무효화되자 6100만달러(약 862억원)를 환급받고도 소비자에게 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IT매체 톰스하드웨어는 로지텍을 상대로 이 같은 내용의 집단소송이 미국에서 제기됐다면서 원고 측은 로지텍이 관세를 이유로 한 가격 인상을 통해 2026회계연도에만 소비자들로부터 최대 9700만달러(약 1371억원)를 추가로 거둬들였다는 입장이라고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건설업체 SJK디벨롭먼트와 캘리포니아 주민 알라 아와달라는 지난 18일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 산호세 지원에 로지텍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핵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했던 관세다.

로지텍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해방의 날’ 관세를 발표한 지난해 4월 전체 제품 가운데 절반이 넘는 제품의 미국 판매가격을 인상했다. 가격을 올린 제품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51%에 달했으며 일부 제품 가격은 최대 25%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미 연방대법원이 IEEPA에 근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로지텍은 정부에 낸 관세를 돌려받게 됐다. 소장에 따르면 로지텍이 돌려받은 관세는 총 6100만달러다.

원고 측은 문제의 관세가 환급됐지만 당시 관세 부담을 이유로 올렸던 로지텍 제품 가격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높은 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했던 고객에게도 환불이나 크레딧 등 별도의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에게 관세 넘기고 정부 환급까지”

원고 측은 로지텍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가격 인상 형태로 넘긴 뒤 정부로부터 같은 관세를 환급받으면서 사실상 두 차례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장에는 로지텍 자체 수치를 근거로 회사가 관세를 이유로 한 가격 인상을 통해 2026회계연도에 소비자들로부터 약 7300만~9700만달러(약 1032억~1371억원)를 추가로 거둬들였다는 계산도 담겼다.

원고 측은 별도의 계산에서는 집단소송 대상 소비자에게 전가된 금액을 최소 7500만~1억달러(약 1060억~1414억원)로 추산했다.

소송을 제기한 변호인단은 관세 환급 혜택을 받은 일부 업체들이 고객을 대신해 낸 돈을 자발적으로 돌려주고 있다며 로지텍은 소비자에게 환급할 의사가 없다는 점에서 이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로지텍이 관세를 이유로 실제 가격을 올렸다는 점도 소송에서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원고 측은 로지텍 경영진이 투자자들에게 미국 내 가격 인상이 관세에 따른 비용 부담을 상쇄했거나 상쇄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설명했다고 지적했다.

로지텍은 지난 5월 실적 발표에서도 생산지역 다변화와 미국 내 가격 인상이 관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관세 환급 862억원, 실적도 끌어올려

6100만달러에 달하는 관세 환급금은 로지텍의 최근 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로지텍은 6월 말까지 3개월 동안 비일반회계기준(비GAAP) 조정 영업이익 2억9000만달러(약 4099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44%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는 6100만달러의 관세 환급금이 포함됐다. 이를 제외한 조정 영업이익은 2억2900만달러(약 3237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했다.

원고 측은 로지텍이 정부 환급금과 소비자로부터 받은 가격 인상분을 모두 보유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법원에 IEEPA 관세 환급금을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비슷한 관세 환급 소송은 다른 기술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닌텐도 역시 관세 환급금을 소비자에게 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사한 소송을 당했다.

닌텐도는 관세 부과 기간 중 기존 스위치 가격을 40~50달러(약 5만7000~7만1000원) 올렸다가 이후 다시 종전 수준으로 낮췄지만 가격이 오른 기간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에게 차액을 환불하지 않았다.

닌텐도 측은 소비자가 당시 제시된 가격에 동의해 제품을 구입했고 약속된 제품을 그대로 받았다며 정부로부터 받은 관세 환급금을 회사가 보유하는 것이 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로지텍을 상대로 한 이번 소송도 결국 기업이 관세 부담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린 뒤 해당 관세를 정부로부터 돌려받았을 경우 그 혜택을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까지 돌려줘야 하는지를 둘러싼 법적 판단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