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만~중국 항로 사상 첫 100만달러 넘어…오만만 출발도 하루 8억8000만원
이미지 확대보기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유조선이 급감하면서 국제 원유 수송시장의 기준 항로에서 선박 하루 용선료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달러(약 13억6300만원)를 넘어섰다.
15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페르시아만에서 중국으로 원유를 운송하는 유조선의 하루 용선료가 전날 103만5000달러(약 14억1000만원)를 기록했다.
런던 발틱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이는 해당 기준 항로에서 사상 처음으로 하루 100만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용선료 급등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이란 전쟁이 꼽힌다.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원유를 실으려는 선박이 줄어들면서 이용 가능한 유조선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 호르무즈 피해도 하루 8억8000만원
전쟁 이후 페르시아만 원유 수출 방식도 크게 바뀌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존에는 대형 유조선이 페르시아만 안으로 직접 들어가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왔지만, 최근에는 해협 안쪽에서 원유를 실은 선박이 바깥까지 운반한 뒤 호르무즈 통과를 꺼리는 대형 유조선에 다시 옮겨 싣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페르시아만~중국이라는 기존 기준 항로의 의미는 전쟁 이전보다 다소 줄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을 아예 통과할 필요가 없는 오만만에서 중국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비용도 하루 64만4000달러(약 8억8000만원)에 달한다.
◇ 환적 늘자 유조선 회전율 떨어져
운임 상승에는 단순히 위험 때문에 호르무즈 통항을 기피하는 것 이상의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페르시아만 안쪽에서 원유를 싣고 해협 밖으로 운반한 뒤 다른 선박으로 넘기는 환적 방식이 늘면서 유조선 한 척이 한 번의 운송을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같은 선박이 다음 화물을 운송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리면서 시장에서 즉시 이용할 수 있는 선박 공급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정유마진 급등도 유조선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란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석유제품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정유마진이 크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비싼 운송비를 지급하더라도 원유를 확보해 디젤과 휘발유 등 석유제품으로 정제하는 것이 여전히 수익성이 있기 때문에 원유 구매와 운송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 후티 공격에 아프리카 우회…항해 30일 늘어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도 선박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운송 경로가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유조선은 기존 항로 대신 아프리카를 크게 돌아가는 경로를 이용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경우 한 차례 항해에 약 30일이 추가된다.
항해기간이 길어질수록 한정된 유조선이 더 오랜 기간 특정 항로에 묶이게 돼 다른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선박 수는 더욱 줄어든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 통항 위험, 해협 밖 환적 확대, 후티 반군의 공격에 따른 장거리 우회, 높은 정유마진에 따른 원유 수요가 동시에 겹치면서 국제 유조선 시장의 운임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