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첫 경형 전기차 'e-Sky' 212만 엔에 공개… 7월 상륙한 BYD '라코'보다 저렴
전용 e-액슬·플랫폼 탑재해 전비 12km/kWh 구현… 핵심 원가 배터리는 BYD 계열사 조달
"日 배터리 기술 中에 3~4바퀴 뒤처져"… 신차 40% 차지하는 日 '경차 텃밭'마저 종속 위기
전용 e-액슬·플랫폼 탑재해 전비 12km/kWh 구현… 핵심 원가 배터리는 BYD 계열사 조달
"日 배터리 기술 中에 3~4바퀴 뒤처져"… 신차 40% 차지하는 日 '경차 텃밭'마저 종속 위기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탑재한 배터리가 역설적이게도 안방을 위협하는 최대 숙적인 중국 비야디(BYD)의 계열사 제품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배터리 공급망을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일본 완성차 업계의 구조적 취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스즈키는 6일 도쿄에서 자사 최초의 경형 승용 전기차인 'e-스카이(e-Sky)'를 공식 공개했다.
출고 가격은 212만 엔(약 1,800만 원)으로 책정되어, 지난 7월 일본 경차 시장을 겨냥해 기습 상륙한 BYD의 소형 전기차 '라코(RACCO)'보다 소폭 낮게 책정됐다.
스즈키가 최저가 타이틀을 내걸고 맞불을 놨지만, '중국산 배터리 없이는 가격 경쟁이 불가능한' 일본 자동차 산업의 한계가 확인됐다는 평가다.
10월 6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도쿄 신차 발표회장에서는 차량의 핵심 제원과 효율성이 대대적으로 부각된 반면, 배터리 공급사에 대한 언급은 철저히 자제됐다.
독자 전용 플랫폼·e-액슬로 전비 극대화… 주행거리 310km
스즈키는 이번 신차를 위해 독자적인 경전기차 전용 섀시 플랫폼과 일체형 구동 모듈인 'e-액슬(e-Axle)'을 새로 개발해 차량 경량화와 공간 효율을 극대화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10km로 경쟁 모델인 BYD 라코(320km)보다 10km가량 짧지만, 전비(전력 소비 효율)는 1kWh당 약 12km에 달해 현존하는 미니 전기차 중 가장 우수한 에너지 효율을 자랑한다.
그러나 원가의 핵심인 배터리 팩은 BYD 산하의 배터리 자회사가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스즈키 도시히로(Toshihiro Suzuki) 사장은 중국 완성차의 일본 시장 침투에 대한 질문에 "중국을 비롯한 해외 제조사들이 진입할 때 쉽게 물러설 수도 있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남아 경쟁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기술력 3~4바퀴 뒤처져"… BYD 배터리 받아서는 中 원가 못 이긴다
전문가들은 일본 완성차 기업들이 중국에 뒤처진 가장 결정적인 '약한 고리'로 배터리 생태계를 지목하고 있다.
도쿄 소재 이토추경제연구소의 후카오 산시로(Sanshiro Fukao) 연구원은 "배터리 기술과 대량 양산 비용 측면에서 중국 기업들은 일본 경쟁사들보다 이미 3~4바퀴 이상 앞서 나가 있다"고 직격했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규모의 경제와 수직 계열화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사 대비 25~40%의 압도적인 원가 우위를 누리고 있다.
글로벌 LFP 배터리 시장을 장악한 BYD가 원자재부터 셀, 팩까지 자체 소화하는 반면, 일본은 LFP 배터리를 양산할 독자적 공급망이 전무한 실정이다.
후카오 연구원은 "이론적으로 일본 전기차가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중국 공급사에 의존하는 한, 원조 제조사인 BYD보다 우수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1그램 1엔 절감' 신화 흔들… 텃밭 빼앗길라 日 열도 긴장
일본 경차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완성차에 맞서 원가를 극단적으로 낮추며 발전해 온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이다.
스즈키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고(故) 스즈키 오사무 회장은 엔지니어들에게 "부품마다 1그램의 무게와 1엔의 비용을 깎아내라"고 주문했던 '원가 절감의 전설'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스즈키와 다이하쓰 등 일본 경차 제조사들은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운 일반 승용 경차 대신 배송용 상용 전기 밴 시장에만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하지만 BYD가 7월 소형 전기차 '라코'를 공격적인 가격에 출시하며 일본 소비자의 긍정적 반응을 얻자, 스즈키 역시 승용 모델 출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더욱이 BYD는 일본을 테스트베드 삼아 마카오, 스리랑카 등 아시아 도심형 소형차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미즈호은행의 진탕(Jin Tang) 수석연구원은 "기능이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한 소형 EV는 아시아 주요 도시의 소비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즈키는 일본 내 검증을 거친 후 유럽연합(EU)의 신설 초소형 전기차 세그먼트를 겨냥한 수출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중국산 배터리에 목줄을 쥔 채 해외에서 중국 완성차와 경쟁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일본 제조업의 마지막 성역이었던 경차 시장마저 중국의 배터리 패권 앞에 흔들리면서, 단순한 조립 경쟁을 넘어 근본적인 싸움의 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일본 열도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