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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월마트도 금융업 진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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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월마트도 금융업 진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글로벌 스페셜-금융빅뱅]

유럽 대형은행들 부실채권 비율 증가 경영위기 직면


바크레이즈‧씨티 등 대규모 구조조정 글로벌은행도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탐욕스러운 금융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지만, 세계 금융계는 통렬한 반성보다는 덩치를 키우는 계기로 삼았다.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도 한국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을 발표하고, 금융간 벽을 허물고 금융자유화 조치를 취했다. 6년이 지난 현재 한국 금융은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성장하기는커녕 대규모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휩쌓여 있다.
최근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연초까지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으로 퇴사한 직원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많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대규모 인력감축을 시작했고, 세계 최대 금융기업인 시티은행 한국법인도 80개 이상의 점포를 폐쇄하고, 1000명 이상을 해고하기로 결정하면서 위기의 한국 금융산업이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의 자료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주요 6개 은행이 300억 유로(약 43조 3600억 원)의 부실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은행들의 부실채권으로 인해 오스트리아 경제는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에서 Erste Group은 124억 유로(약 17조 9200억 원), RBI(Raiffeisen bank International)은행은 85억 유로(약 12조 2800억 원)로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OVAG의 경우 38억 유로(약 5조 4900억 원)의 부실채권을 갖고 있으며, 그 중 10억 유로(약 1조 4400억 원)는 루마니아에 대출해 줬다. UniCredit Bank Austria의 이탈리아 지점은 64억 유로(약 9조 2500억 원)의 부실대출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실채권이 동유럽 지역의 대출도 포함하고 있어 놀라운 규모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오스트리아의 경제규모에 비해서는 과다한 금액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유럽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동유럽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실채권 규모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독일의 중앙은행인 도이치뱅크가 2103년 4/4분기 12억 유로(약 1조 7200억 원)의 세전 손실이 났다고 발표해 충격을 주었다. 외환거래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시장전문가들은 5억 유로(약 7100억 원) 정도의 손실을 예상했지만 실제 손실액은 예상치를 훨씬 상회한 것이다. 4분기 매출은 66억 유로(약 9조 5000억 원)로 전년 동기에 비해 16% 하락했다. 2013년 전체 매출은 319억 유로(약 45조 9200억 원)로 2012년에 비해 5% 감소했지만 세전 이익은 21억 유로(약 3조 200억 원)로 늘어났다.

도이치뱅크는 2013년에 소송비용으로 25억 유로(약 3조 5900억 원)를 지출했다. 그리고 2013년 12월에 EU의 반독점규제당국에 의해 7억 2500만유로(약 1조 400억 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EU와 독일정부는 주요은행들의 외환거래 담합혐의를 조사하고 있으며, 많은 은행들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영국정부는 금과 은의 시세도 일부 은행들이 조작한 것으로 의심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도이치뱅크는 런던시장에서 금 가격을 결정하는 권한을 다른 은행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스페인 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부실채권이 전월 13.1%보다 0.5% 증가한 13.6%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 10.4%에서 3.2% 증가했다. 부실채권 잔액은 45억 7000만 유로(한화 6조 6980억 원)가 증가해 총 1970억 유로(한화 288조 7330억 원)로 늘었다. 또한 대출비율이 전년대비 9.8%, 전월 대비 1.6% 하락했으며, 대출 침체로 인해 부실 채권의 비율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스페인 중앙은행과 정부는 올해 충분한 일자리 창출로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어 부실채권문제는 해결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유럽 대형은행들의 부실채권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럽은행감독청(EBA)은 오는 5월 말부터 124개 유럽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각 은행들은 향후 3년간 주택가격 21%, 상업용 부동산가격 15%, 주가 19% 하락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를 증명해야 한다. 또한 느슨하게 통제하던 이전의 기준에 비해 강화된 테스트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해결해야 할 누적 경제성장 감소율은 2011년에는 0.5%를 적용했지만 2014년은 2.1%, 은행이 확보해야 하는 적정 자본비율은 2011년에는 5.0% 이었지만 2014년에는 5.5%로 0.5% 상향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은행의 부실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며, 은행들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조달해야 할 자금규모가 확정되면, 각 은행들에게 6~9개월 이내에 해당자금을 확충하도록 강제할 방침이다.

美머니그램‧월마트 송금서비스 은행과 경쟁


'구글 월렛' 수수료 최대 0.3달러 파격 서비스


은행들의 전유물이었던 송금이나 결제서비스에 전문 대행업체, 할인점 등이 뛰어 들면서 은행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전 세계 194개국에 송금이 가능한 송금대행업체인 미국의 머니그램(MoneyGram)은 오는 2017년까지 20억 달러(약 2조 13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목표를 세웠다. 2013년 매출액은 14억 7000만 달러(약 1조 5600억 원)였다. 2013년 4분기 순이익은 2340만 달러(약 249억 원)로 2012년 4분기 2020만 달러(약 215억 원)에 비해 300만 달러(약 31억 원) 이상 늘어났다. 2013년 4분기 매출은 3억 8580만 달러(약 4100억 원)로 2012년 4분기 3억 5440만 달러(약 3770억 원)에 비해 3000만 달러(약 310억 원) 이상 급증했다. 송금서비스로 인한 순이익은 3400만 달러(약 362억 원)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송금거래 규모도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 송금하는 금액의 증가에 힘입어 11%가 늘어났다.

세계 최대의 할인점인 월마트(Walmart)도 지난 4월 24일부터 송금서비스 업무를 시작했다. 1회에 900달러(약 93만 4400원)까지 송금이 가능하며, 서비스요금은 금융권의 50% 수준에 불과하다. 50달러(약 5만 1900원)의 송금수수료는 4달러 50센트(약 4670원), 900달러(약 93만 4400원)의 송금수수료는 9달러 50센트(약 9860원) 등이다. 미국에 소재한 4000개 이상의 월마트에서 송금서비스가 가능하고 월마트 내에서 고객들이 보다 많은 시간을 쇼핑에 할애할 수 있도록 편리성도 제공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구글(Google)도 최근 발매한 구글 글라스(Google Glass)를 통해 결제 가능한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구글 월렛(Wallet)으로 명명된 응용프로그램은 송금, 온라인 결제 등의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용 수수료는 최대 0.30달러(약 300원)에 불과해 은행이나 월마트보다 파격적으로 낮다.

AIG 순익 격감‧ING 순손실 기록


무문별한 해외사업 철수 등 본연의 경쟁력 확보 노력


보험회사들도 글로벌 재해증가로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무분별한 사업확장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스위스 재보험회사인 취리히(Zurich)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3년 자연재해와 인적 재해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은 $1400억 달러(약 149조 6700억 원)이며, 이 중 $450억 달러(약 48조 1000억 원)만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이는 2012년 총 $1960억 달러(약 209조 5400억 원)의 피해와 $810억 달러(약 86조 5900억 원)가 보험에 가입된 것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세계적으로는 홍수, 유럽의 경우에는 우박에 의한 피해가 컸다

미국 보험회사 AIG는 2014년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억 1000만 달러(약 1조 6500억 원)인 27%가 감소했다. 보험료 수입의 감소와 핵심인 손해보험 사업에서 보험금 지급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손해보험금의 지급은 전년 동기 4100만 달러가 증가한 2억 6200만 달러(약 2690억 원)에 달했다. 네덜란드 방카슈랑스 그룹 ING도 보야 파이낸셜(전 ING US) 매각 후 올해 1분기 순손실 19억 2000만 유로(약 2조 7328억 원)를 기록했다. 2013년 1분기 순이익은 11억 7000만 유로(약 1조 6653억 원)였지만, 2014년 1분기 순이익은 9억 8800만 유로(약 1조 4062억 원)로 전년대비 15.6% 감소한 것이다.

금융산업에 사상 초유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은 매우 단순하다. 은행, 보험사 모두 근본으로 돌아가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최근 사업 부진으로 1만 7000명의 직원을 줄이기로 결정한 영국 바클레이즈(Barclays)는 수익성과 규모 면에서 성공가능성이 없다고 판명된 투자은행 부문의 인원을 1/4 감원할 계획이다. 2008년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당시 잘못된 투자전략으로 파산한 미국 리먼 브라더스의 투자은행부문을 17억 5000만 달러(약 1조 7950억 원)에 인수해 3000명 감원하면서 정상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지난 6년 동안 사업은 오히려 더 부진해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또한 바클레이즈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농업, 에너지, 금속 시장 등 은행업과 관련성이 낮은 사업에서 철수할 계획이다. 글로벌 금융전문가들은 바클레이즈가 신용거래, 신흥시장, 유동화, 구조화신용, 주식파생상품 등에서 철수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바클레이즈는 부문별한 해외사업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40년 동안 사업을 영위하던 스페인 사업도 2016년까지 정리하고 영국에서 소매금융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