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이슈진단] 한미약품① 사노피 기술수출료 마일스톤 35억유로는?… ‘비밀조항’

공유
0

[이슈진단] 한미약품① 사노피 기술수출료 마일스톤 35억유로는?… ‘비밀조항’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제약업계가 온통 한미약품 얘기로 난리법석이다. 한미약품은 당뇨병 치료제로 세계적인 제약업체인 사노피(Sanofi)에 4조8000억원의 기술수출을 하게 돼 한국 제약업체의 위상을 한단계 높였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베링거인겔하임과 폐암치료 신약 기술수출 시에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미공개 정보를 유출해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증권가에 ‘일파만파’를 일으키고 있다. 제약업계의 화두인 한미약품에 대해 집중 살펴본다. [

편집자 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한미약품에 대해 온통 핑크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와 지속형 당뇨신약 포트폴리오인 '퀀텀 프로젝트'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한미약품이 사노피로부터 받는 확정된 계약금은 4억 유로(약 5000억원)이며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35억 유로(약 4조3000억원)를 받게 된다.

퀀텀프로젝트는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지속 시간을 연장해주는 한미약품의 독자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지속형 당뇨신약 파이프라인이다. 투약횟수와 투여량을 최소화하고 부작용을 낮췄다는 것이 한미약품의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이번 라이선스 계약 발표는 상당한 보안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보안이 유출되면 자칫 패널티를 받게 되고 지난 3월의 베링거인겔하임과 폐암치료 신약 기술수출 시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의 내용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보안유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배기달 연구원은 “당뇨병 치료제 신약 가치는 3조7380억원으로 산정된다”며 “개발, 허가, 판매에 따른 기술료는 1조199억원, 판매 로열티 가치는 2조7181억원(에페글레나타이드 5247억원, 지속형 인슐린 2조 1934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배 연구원은 이어 “사노피는 당뇨병 치료제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사노피의 당뇨병 치료제 매출은 96억5000만 달러(매출액의 21.3%)로 한미약품이 든든한 글로벌 파트너를 만났다”고 평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그러나 한미약품이 사노피로부터 받게 될 마일스톤 35억 유로는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지급액으로 확정되지 않은 금액이라는 데 유의해야 한다.

한미약품 퀀텀 프로젝트의 상용화 과정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이 금액은 제대로 받게 되지만 임상 허가가 나오지 않거나 상업화가 지연될 경우 대금 수령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약품과 사노피가 어떻게 퀀텀 프로젝트의 마일스톤을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한미약품의 관계자는 “마일스톤이 어떠한 과정으로 진행되는가에 대해서는 한미약품과 사노피 간 비밀조항”이라며 “비밀조항을 유지하지 않으면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과 사노피 간 계약은 일정 규모를 초과하는 기술도입 시 요구되는 미국 공정거래법(Hart-Scott-Rodino-Antitrust Improvements Act) 상의 승인절차를 남겨두고 있어 대외적인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KTB투자증권 이혜린 연구원은 "퀀텀 프로젝트의 신약가치는 3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확인되지 않으나 앞서 기술수출 된 두 가지 과제와 유사하게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사업회사 한미약품 기술수출 배분율 3:7로 가정할 때 한미약품의 기업가치 귀속 시가총액은 2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술수출 규모 대비 기업가치에 반영되는 신약 순현재가치(NPV)가 낮아 보일 수 있으나 HM12470과 LAPS Insulin combo 임상단계가 초기 단계이고 주 1회 제형의 직접적인 타깃 시장규모를 추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Novo Nordisk 주 1회 제형의 GLP-1 agonist(Semaglutide(NN9535)가 임상 3상 중”이라며 “Novo Nordisk와의 경쟁구도를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6일 새벽 마감된 미국증시에서 사노피와 Novo Nordisk 주가가 각각 1%, 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Novo Nordisk의 주가 상승폭이 더 컸던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신한금융투자 배기달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사노피와 국내 제약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며 “국내 제약업 1위를 넘어 글로벌 업체로 우뚝서고 있다”고 평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