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WD의 4개 자회사가 14일(현지시간)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재판소에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 중재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메모리 매각 여부를 놓고 불거진 양사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며 중재 내용에 따라서는 도시바의 경영 재건 계획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오는 19일 마감인 2차 입찰 기한이 연기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WD는 경영 재건을 위해 반도체 사업 매각을 결정한 도시바에 대해 “합작 사업 지분을 도시바메모리에 이전한 것은 중대한 계약 위반”이라며 “도시바메모리 ‘입찰 절차 즉각 중단’과 ‘독점 협상권’을 달라”고 요구해 왔다.
하지만 도시바 측이 “매각 방해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15일 자정에 공동 운영하는 욧카이치 공장에서 WD의 기술자를 내쫓겠다”고 경고하면서 양사의 갈등의 골이 깊어져 왔다.
지난 10일 쓰나카와 사토시(綱川智) 도시바 사장과 스티브 밀리건 웨스턴디지털 CEO가 만나 합의점을 찾았지만 무산된 상황에서 도시바가 경고한 기일이 되자 WD가 반격을 가한 셈이다.
WD와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오는 19일로 예정된 2차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일본 정부계 펀드 ‘산업혁신기구’와 미국 투자펀드 KKR 등이 손잡은 ‘미·일 연합’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차 입찰에 2조엔(약 20조원)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지며 유력한 인수 후보로 급부상했지만 지지통신은 2조엔의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19일 2차 입찰을 마감하고 6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던 도시바의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WD와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매각기간 지연은 물론 상장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