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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기죽이는 ‘고액연봉’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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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기죽이는 ‘고액연봉’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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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
이웅열 코오롱그룹 전 회장이 퇴직금을 포함, 무려 455억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동안에 받은 보수가 이같이 많았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받은 보수는 138억3600만 원으로 전년의 62억2400만 원의 ‘갑절’에 달한 것으로 공시됐다.

주총에서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보수는 107억1815만 원으로, 전년의 66억 원보다 40억 원을 더 받았다고 했다.

이같이 대기업 임원의 연봉이 줄줄이 공개되면 우선 껄끄러운 사람은 연봉을 받는 ‘본인’이다. ‘비교 대상’으로 입방아에 오르기 때문이다. 남부러운 연봉을 받으면서도 감추고 싶어지는 것이다.

또 우려되는 것은 반기업정서를 더욱 부채질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반기업정서가 높은 상황에서 엄청난 연봉이 공개되면 대기업을 보는 시각이 더욱 삐딱해질 수 있는 것이다.

노조도 빠뜨릴 수 없다. 임원들 연봉이 크게 올랐으니, 조합원의 연봉도 당연히 많이 올려야 한다는 요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노사문제가 시끄러워지는 것이다.

사회적인 위화감도 깊어질 수 있다. 통계청의 ‘2018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3만8000원으로 17.7% 줄어든 반면, 소득 상위계층인 5분위는 932만4000원으로 10.4%가 늘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도 불구하고 빈부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고액연봉이 공개되면 ‘없는 자’들은 속이 편할 재간이 없다.

그러고도, 보태야 할 게 있다. 중소기업 임원들은 기가 죽는다는 사실이다.

‘고액연봉’은커녕, 대기업의 10분의 1을 받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하는 중소기업 임원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질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중소기업이 적지 않은 현실이다.

창업을 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런 중소기업 임원의 현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면 기업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접어버릴 수도 있다.

가뜩이나 나라 경제가 어려운데 기업을 하기 싫은 분위기가 조성되면 경제에 보탬이 될 것은 없다.

이 때문에 대기업 임원의 연봉 공개는 시작부터 많은 반발이 있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공개되고 있다.


이정선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