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국익연구소(CNI) 한국 담당 국장은 23일(현지 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억류가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서 제2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북한은 당분간 전형적인 ‘압박 대 압박’ 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대미 압박 행보로 북한이 조만간 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이날 RFA에 과거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자금 동결을 해제하고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해도 북한이 성실히 행동(act in good faith)하지 않은 전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억류선박이 반환될 경우 북한 당국의 불법 활동을 위해 쓰일 가능성이 높을 뿐 미국의 외교적 이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맥스웰 연구원은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핵능력을 유지하면서 대북제재를 완화시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황을 조작하는 이른바 ‘사기 게임’(con game)을 계속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프랭크 자누지(Frank Jannuzi)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RFA에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사태는 2500만 달러의 큰 액수가 북한 지도부와 직접 연결되어 있었지만, 이번 억류선박은 북한 지도부에 그 정도로 심한 재정적 압박을 가하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 억류선박 사태로 인해 향후 미국과의 대화를 계속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