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상반기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보다 우한폐렴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글로벌 투자은행인 JP 모건 우한폐렴의 급속한 확산 추세로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은 물론, 한국마저 연간 실질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을 종전의 2.3%에서 2.2%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JP모건은 “한국의 제조업은 중국 공급망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며 “한국은 41%의 중간재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동시에 중간재의 23%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자동차 관련 산업이 크게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며 “1분기 산업 생산 조정 규모는 지난 2016년 8월과 2017년 12월 주요 자동차 노조의 파업 당시 수준을 웃돌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밖에도 중국 관광객 감소와 전염 공포감이 확산하면서 서비스업 활동도 위축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18.1%에서 현재 25.1%로 크게 확대됐다. 또 한국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12.3%에서 21.3%로 증가했다. 때문에 우한폐렴으로 인한 중국 생산성 악화에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기준으로 15.9%로다.
더욱이 우한폐렴이 장기화 할 경우 중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 침체도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내 생산에 문제가 발생하면 글로벌 공급망 사슬이 교란돼 세계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신종 코로나가 올해 중국의 실질 GDP 기준 증가율을 0.5∼1% 포인트(p)낮출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5.9%에서 4.9∼5.4%로 낮춰 제시했다. 시티그룹도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5.8%에서 5.5%로 낮췄으며 UBS(6%→5.5%)나 매쿼리(5.9%→5.6%) 등도 비슷한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 상황이다.
이들 기관은 대체로 신종 코로나의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충격은 1분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우한폐렴의 추가 확산 여부다. 중국 당국이 우한폐렴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춘전 연휴 기간을 9일까지 연장했다. 오는 10일부터 공장 가동이 가능해졌지만 인구 대이동으로 우한폐렴 추가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로인해 기업과 공장의 본격 가동은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자연스레 중국으로부터 자재를 납품받지 못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공장 중단 기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홍콩 언론은 공장 가동을 앞둔 중국 상황에 대해 “신종 코로나 발생 공포 속에서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