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한국과 미국은 선거 변수와도 관계가 깊었다. 한국은 4월 총선을 잘 치렀으며, 미국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일부 보수 세력은 ‘우한 폐렴’이라는 표현을 고수했다. 정부에서 ‘코로나19’로 약칭하고 보건기구 등 국제사회에서 ‘COVID19’ 표현을 내놓았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다.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의미를 담고, 재확인하려는 듯 ‘우한 폐렴’을 고수했다. 한때 중국에 이어 확진자가 늘자, 중국인의 입국 제한을 가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였지만, 이는 주로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나온 주장이었다. 진보세력은 ‘중국발 입국자 금지’를 주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외신 등 국제사회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높게 평가한다는 반박을 내놓곤 했다. 이들은 오히려 국내 언론이 우리 정부의 성과를 애써 무시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소식을 전하는 영국 BBC방송을 가리켜 ‘국민의 방송’이라고 칭하기까지 했다. 국내 언론에 대한 질타였다.
지난 4·15 총선의 성과에 대해서도 입장이 갈렸다. 정부와 진보세력은 국민들이 대거 투표소로 쏟아져 나왔지만,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코로나19 사태 속의 성공적인 투표를 강조했다. 외신도 그런 평가를 더했다.
코로나19의 정치적 함의는 미국에서도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11월 재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보수세력의 목소리와 거의 궤를 같이한다.
‘우한 바이러스’라는 명칭을 강조한다. 경제활동 재개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주지사들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지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들 지역에서 ‘경제 활동 재개를 요구하라’고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백악관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이와 달리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은 ‘COVID19’ 표현을 선호하고, 마스크 착용에 보다 적극적이다.
최근 공개된 AP·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의 76%는 코로나19 위기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인식했다. 공화당 유권자들 중 이러한 견해에 동의한 이들은 59%였다.
미 공영라디오 NPR은 16일(현지시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에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는 방식은 미국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주장했다.
국가 위기 앞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뒤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