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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인물 24] 반중국 전도사 대만 ‘민주화 아버지’ 리덩후이 전 총통 97세 일기로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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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인물 24] 반중국 전도사 대만 ‘민주화 아버지’ 리덩후이 전 총통 97세 일기로 타계

사진은 30일 97세를 일기로 타계한 ‘대만 민주화의 아버지’ 리덩후이 전 총통 생전의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30일 97세를 일기로 타계한 ‘대만 민주화의 아버지’ 리덩후이 전 총통 생전의 모습.

대만의 민주화에 앞장서며, 첫 직접선거에 의한 총통을 맡은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이 30일 지병으로 입원하고 있던 타이베이 영민총의원(栄民総医院)에서 향년 9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리 전 총통은 올해 2월, 자택에서 우유를 잘못 마셔 병원에 긴급 이송되어 폐에 침윤이 나타나면서 투약에 의한 치료를 받았지만, 그 후도 입원을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28일 밤에 용태가 악화됐다는 정보가 나오면서 29일 오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라이칭더(頼淸德) 부총통, 쑤정창(蘇定昌) 행정원장(국무총리 격)이 잇달아 병원을 찾아 리 전 총통을 문병했다

리 전 총통은 1988년 종전 전부터 대만에 사는 본토인으로 첫 총통에 취임했다. 중국 국민당에 의한 ‘일당 독재체제’의 변혁에 앞장서면서 대만 민주화의 아버지라고 불렸다.1996년 첫 직선에서 당선돼 2000년까지 총 12년간 총통을 지냈다. 중국으로부터는 ‘대만 독립파’라는 비판을 받았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이 대만에 ‘일국양제’ 수락을 강요하고 있지만, 그의 대만 통일의 야욕을 막는 최대의 보루는 리 전 총통 시대에 정치 개혁과 교육 정책 등을 통해서 확립시킨 대만인 의식이다. 대만의 주체성을 중시하는 이 의식은 이제 당파를 넘어선 대만 민의의 주류가 됐고, 리 전 총통의 사망으로 흔들리지 않고 시 지도부에 남은 수단은 한정돼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30일 추모기사를 웹 사이트상에 게재하고 리 전 총통에 대해 “경찰국가였던 대만을 아시아에서 가장 활력 있는 민주체제로 전환시켰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또 그가 대만은 독립 국가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대만을 자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 정부의 분노를 사왔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