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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美, 가톨릭계 학교 재무상태 열악해 150곳 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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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美, 가톨릭계 학교 재무상태 열악해 150곳 폐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모교 노트르담 여학교도 문닫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소재한 노트르담 고등학교(Nortre Dame High School)는 1847년에 개교해 유명인을 숱하게 배출했다. 사진=Wbal TV이미지 확대보기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소재한 노트르담 고등학교(Nortre Dame High School)는 1847년에 개교해 유명인을 숱하게 배출했다. 사진=Wbal TV

가톨릭계 학교들의 폐교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150개의 가톨릭교 학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재정압박을 극복하지 못해 문을 닫았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전미가톨릭교육협회(National Catholic Educational Association)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150개교가 폐교됐다고 보도했다.

폐교된 학교의 수는 지난해까지 정상적으로 운영됐던 6183개교의 2%에 해당되는 수치이다. 전미가톨릭교육협회의 케이시 미어스는 “올해 폐교 비율은 예년에 비해 50%포인트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매사추세츠주 보스톤에서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9개 가톨릭계 학교가 문을 닫았다.

이 지역 로마가톨릭교회는 이들 학교 외에도 수십개교의 학교를 관찰대상(워치 리스트)에 올려놓은 채 폐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뉴욕주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뉴욕의 로마카톨릭교회는 지난 7월 초 뉴욕의 가톨릭계 학교 20곳의 문을 닫겠다고 공지했다.

문을 닫는 학교 중엔 널리 알려진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소재한 노트르담 고등학교(Nortre Dame High School)이다. 노트르담은 지난 1847년에 개교해 유명인을 숱하게 배출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도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이 학교를 다녔다. 메릴랜드 주 상원의원 바바라 미쿨스키도 이 학교 졸업생이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학생들의 등록비율이 43%로 줄어들면서 재무 상태가 열악해졌다가 이번에 폐교 결정을 내리게 됐다.

학교의 폐교 소식에 일부 졸업생들은 모금 운동을 펼치며 ‘모교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 학교를 1983년에 졸업한 드레나 페르테타는 모금 운동을 통해 내년에 다시 노트르담 여학교의 문을 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가톨릭계 학교들의 폐교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자리잡고 있다.

NYT는 학생의 학부모와 가족들이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으면서 가톨릭계 학교의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한 처지에 몰린 경우가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가톨릭계 학교의 등록금은 그나마 사립학교에 비해 저렴하지만, 이마저도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이들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미어스는 “코로나19 이전에도 등록 학생들이 줄어들면서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학교들이 많았다”며 “이런 와중에 코로나19 사태는 열악한 상황에 놓인 학교에 결정타를 가했다”고 설명했다.

전미가톨릭교육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톨릭계 학교의 재학생이 가장 많았던 때는 1960년대로, 당시 520만명이 등록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가톨릭의 교세가 약화되면서 점차 줄어든 가톨릭계 학교의 재학생은 2019년∼2020년엔 170만명에 그쳤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