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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미래 먹거리 찾아 이색 포트폴리오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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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미래 먹거리 찾아 이색 포트폴리오 '척척'

GS리테일, '당근마켓' 펀드 참여 검토
신세계그룹, '대체육'에 대한 투자 늘려
롯데쇼핑-중고나라, 현대백-번개장터 제휴

GS리테일은 지난 7월 말부터 '당근마켓'과 협업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마감할인판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이미지 확대보기
GS리테일은 지난 7월 말부터 '당근마켓'과 협업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마감할인판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GS리테일과 신세계그룹이 미래 사업 전개를 위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착실히 쌓아가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 7월 GS홈쇼핑과 합병해 통합 GS리테일을 출범한 뒤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메쉬코리아’ ‘펫프렌즈’에 잇따라 투자했다.

합병 전 메쉬코리아의 지분 19.53%를 확보해 이 회사 2대 주주로 올라선 GS리테일은 주요 도시에 소형 물류거점 400여 곳을 확보한 부릉과 함께 주문 1~2시간 내 즉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GS리테일은 비슷한 시기 국내 반려동물 1위 플랫폼 펫프렌즈에 추가 투자해 지분 30%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이전에도 펫 시장 성장성을 일찌감치 내다보고 ‘도그메이트’ ‘펫픽’ ‘바램시스템’ ‘21그램’ 등 신생기업에 투자를 해왔다.

GS리테일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손잡고 ‘즉시배송 네트워크’ 확보 목적으로 배달 플랫폼 ‘요기요’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대한 투자다.

GS리테일은 8월 ‘글로벌이코노믹’에 “최근 당근마켓에 투자 의사가 있는 사모펀드로부터 펀드 참여 제안을 받아 검토했다. 직접투자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펀드 참여와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은 지난 2월 MOU를 체결한 이후 당근마켓과 여러 제휴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말부터는 당근마켓에서 ‘마감할인판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고객은 편의점 GS25, 슈퍼마켓 GS더프레시 등 1만6000여 곳에 이르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나오는 유통기한 임박 상품 등을 당근마켓에서 ‘땡처리’ 가격에 살 수 있다.

이는 중고거래 플랫폼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유통 대기업의 흐름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당근마켓의 라이벌이자 중고거래 시장 선두권 업체인 중고나라에 지난 2월 300억 원을 투자했다. 현대백화점도 또 다른 중고거래 업체 번개장터와 제휴를 맺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7월 말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내놓고 햄 콜드컷 제품 3종을 스타벅스에서 판매하고 있다. 사진=신세계푸드이미지 확대보기
신세계푸드는 지난 7월 말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내놓고 햄 콜드컷 제품 3종을 스타벅스에서 판매하고 있다. 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그룹은 미래 먹거리 전략으로 ‘대체육’을 선택한 모양새다. 이 회사는 이마트를 앞세워 식물성 단백질을 개발하고 있는 미국 스타트업 ‘벤슨힐바이오시스템’에 대한 2차 투자를 최근 결정했다.

대체육은 콩을 재료로 고기 맛을 낸다고 해서 일명 '가짜 고기' '콩고기'로도 불린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대체육 시장은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그동안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며 대체육 사업을 활발히 육성해왔다. 앞서 지난해 10월 콩 관련 대체육 개발을 염두에 두고 벤슨힐바이오시스템에 첫 투자를 한 것 외에 다양한 친환경 먹거리에도 공을 들였다.

이마트는 지난해 8월부터 22개 점포에서 식물성 원재료만 취급하는 채식주의존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4월 ‘노브랜드버거’에서 대체육을 활용한 노치킨 너겟을 선보이며 대체육 시장 성장성을 점치기도 했다.

또 신세계푸드는 지난 7월 말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출시하고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대체육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6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해 5년 만에 나온 결과물이다.

브랜드명은 ‘고기보다 더 좋은 대체육으로 인류의 건강과 동물 복지, 지구 환경에 대해 기여하자’는 의미인데 정 부회장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의지가 담겨있다.

베러미트 첫 제품으로는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Cold cut, 슬라이스 햄) 3종이 낙점됐는데, 스타벅스에서 이를 만나볼 수 있어 인지도 확대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신세계푸드의 기업 비전으로 수립한 ‘푸드 콘텐츠 앤 테크놀로지 크리에이터’를 이뤄가기 위한 성장 동력으로 베러미트를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이외에 롯데푸드, 동원F&B, SPC그룹, CJ제일제당, 농심도 대체육의 성장가능성에 주목해 관련 식품을 내놓거나 투자펀드를 조성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해 활발한 물밑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