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랭크 맥켄지 미국 중부사령관은 이날 미국의 마지막 비행기가 아프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것을 끝으로 철군을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미국 시민, 제3국 국민, 아프간 현지인의 대피 임무도 종료됐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민 10명 중 4명이 넘는 꼴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이 철군을 결정한 뒤 아프가니스탄에서 생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는 남아 있는 미국인의 구출을 위해 철군 시점을 늦추라는 여론이 상당했음에도 강행한 조치여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ABC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최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철군 시점을 늦출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어서다.
◇미국인 100여명 여전히 남아
그러나 미군은 완전히 철수했음에도 수백명의 미국인과 출국을 희망하는 수많은 아프간 국민이 빠져나오지 않은 문제는 앞으로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맥켄지 사령관도 “마지막 비행기에 미국 시민은 타지 않았다”면서 “대다수 미국인은 아프간에서 빠져나왔으나 일부 미국인은 끝까지 구출하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고 인정했다. 일각의 요구대로 철군 시한을 연장한다고 해서 결과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빠져나오지 못한 미국인이 구체적으로는 100명대 초반이라고 덧붙였으나 국무부의 다른 관리는 250명 이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져 혼선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철군이 완료된 뒤 낸 발표문에서 “비행기를 이용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출 작전을 지난 17일간 미군이 펼친 결과 미국 국민, 동맹국 국민, 아프간 국민을 비롯해 총 12만여명을 구출하는데 성공했다”면서 “이로써 20년간 지속된 미군 주둔이 끝났다”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12만여명 가운데 미국 국적 민간인은 6000여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아프간에서 출국을 희망하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허용하라는 내용의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군 사망자 2500명, 아프간 인명피해 10만여명
이로써 미국이 지난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 알카에다에 은신처를 제공한 것으로 의심된 당시 아프간 집권세력 탈레반을 공격하고 나서면서 시작된 아프간 전쟁이 20년간 이어진 끝에 결국 탈레반에 다시 정권을 내주는 것으로 끝났다.
CNN에 따르면 미국이 9·11 테러에 대한 대응으로 2001년 10월 아프간을 침공하면서 시작된 아프간 전쟁에 그동안 미국이 쏟아부은 돈은 약 2조달러(약 2330조원)에 달하고 이 기간에 아프간에서 작전 중 사망한 미군은 약 2500명에 이른다.
아프간 측에서도 정부군과 경찰은 물론 민간인까지 포함해 10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