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쟁 당시 이중섭 선생으로부터 드로잉을 배우면서 시작한 그의 예술인생이 어느덧 70주년을 맞았다. 그의 옻칠 인생 70주년을 기념하는 대형전시가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소 축소되어 20일부터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개최된다.
김성수 관장은 "옻칠에 나전(자개)을 융합하여 전통기법과 제작공정을 준수하면서 창작은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전통을 잇는 한국현대옻칠회화"라고 강조했다.
그의 예술 인생은 1951년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경상남도 나전칠기기술원 양성소 1기생으로 옻칠에 입문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전쟁통에 혹시 명맥이 끊기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속에 옻칠 장인과 이중섭 화가 등이 기라성 같은 예술가들이 강단에서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옻칠과 나전칠기라는 전통을 소화하는 한편, 나전칠기를 회화의 형태로 발전시켰다. 이른바 영어사전에도 고유명사로 올라가 있는 '옻칠회화'다. 그는 "옻칠의 융합된 나전이 몇% 포함되느냐 보다는 옻칠의 나전 그리고 이에 준하는 매개물이 첨가되어도 융합된 시각적 효과와 표현영역이 본질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홍익대와 숙명여대 교수 등을 역임한 그는 1990년 한국옻칠예가회를 창립하고 미국과 중국 등에서 전시를 열면서 옻칠회화 알리기에 앞장서 왔다. 지난 2006년에는 통영옻칠미술관을 개관, 옻칠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한편 지역 작가들을 대상으로 옻칠회화를 가르치고 있다.
김성수 관장은 "한국 옻칠회화는 기원 전 2세기 경부터 경남 창원시 의창구 다호리 고분군에서 발굴한 한국형 제기 방형칠두(方形漆豆)와 고려시대에 발달한 나전칠기 제작공정과 재료를 기반으로 한다"며 "2000여 년의 전통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