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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애플, 인도서 아이폰 생산…중국 벗어나기·세계2위 시장 잡기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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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애플, 인도서 아이폰 생산…중국 벗어나기·세계2위 시장 잡기 노린다

인도 타밀나두주 스리페룸부두르에 있는 폭스콘의 아이폰 조립공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타밀나두주 스리페룸부두르에 있는 폭스콘의 아이폰 조립공장. 사진=로이터

애플이 최근 전세계적으로 출시한 최신형 아이폰14의 일부가 인도에서 생산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여전히 대부분 생산되지만 일부 생산량이 인도에 할당된 것.

인도산 아이폰14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EMS) 업체로 애플 아이폰 생산을 맡고 있는 대만 폭스콘이 인도 타밀나두주 스리페룸부두르에서 운영하는 조립공장에서 만들어진다.

폭스콘이 최신형 아이폰 제품을 인도에서 조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폰14를 인도에서 생산하고 나선 애플의 의도는 뭘까.

여기에는 두가지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환자가 한명이라도 나오면 고강도 대책으로 일관하는 중국의 경직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에서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무너지면서 생산기지 다변화의 필요성이 있었고 애플 제품이 맥을 추지 못해왔던 인도 시장에서 약진을 꾀할 필요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양수겸장을 노리는 전략인 셈이다.

◇‘제로 코로나’ 고수하는 중국서 벗어나기 전략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애플이 폭스콘의 인도 공장에 아이폰 생산을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 2017년부터 구형 아이폰 모델을 중심으로 조립을 해왔기 때문.
애플은 인도산 아이폰14을 인도 시장에도 공급하는 동시에 전세계 시장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P모건은 최근 펴낸 애널리스트 보고서에서 “올 연말께면 전세계으로 생산되는 아이폰14 물량의 약 5%가 인도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이폰 전 모델의 약 25% 역시 인도에서 생산되는 방향으로 인도산 아이폰의 비중을 애플이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CNBC는 “애플이 아이폰 주 생산기지 역할을 해온 중국에서 당장 벗어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코로나 대응 강도를 낮추고 있는 전세계적인 흐름과 전혀 상관없이 고강도 코로나 대책을 고수하면서 중국 공장에서 상당한 조업 차질을 겪은만큼 생산기지 다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의 불똥을 피하기 위해 인도뿐 아니라 중국 주변 국가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고 나섰다는 것.

실제로 애플은 중국발 공급망 불안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이폰뿐 아니라 PC(매킨토시), 태블릿PC(아이패드), 웨어러블기기(애플 워치) 등의 생산기지에 대해서도 탈중국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애플이 중국발 공급망 불안 위험을 줄이고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의 여파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의 아이패드 생산라인 가운데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세계 2위 스마트폰시장 인도, 아이폰 점유율 3.8% 불과


세계 10대 스마트폰시장. 사진=스태티스타

그러나 중국의 ‘제로나 코로나 리스크’가 애플이 생산기지 다변화를 추진하는 배경의 전부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임에도 인도에서는 중국산 제품이 영락없이 밀리고 있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는 것.

이는 애플이 단순히 중국산 제품과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때문만이 아니라 인도가 세계 2위 스마트폰시장이라는 사실과 결코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1위 스마트폰시장은 9억5400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된 중국이고 그 다음이 4억9300명의 사용자를 둔 것으로 알려진 인도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애플이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3.8%에 불과한 실정. 아이폰에 비해 가격대가 낮은 삼성전자와 중국 샤오미의 제품이 인도 시장을 사실상 양분해온 탓이다.

애플은 고급화 전략으로 인도 스마트폰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장조사본부장은 “인도 시장에서 반전의 계기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게 애플의 판단”이라면서 “인도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이제 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4의 전작인 아이폰13이 선전한 덕분에 552달러(약 79만원) 이상의 상급 스마트폰이 경쟁하는 인도내 시장에서 지난 2분기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아이폰14의 인도내 판매 가격은 980달러(약 140만원) 이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