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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FTX 거래소 붕괴로 본 가상자산 규제가 시급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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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FTX 거래소 붕괴로 본 가상자산 규제가 시급한 이유

320억달러의 가치 평가를 받았던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지난 11일 파산 신청을 했다. 사진=FTX이미지 확대보기
320억달러의 가치 평가를 받았던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지난 11일 파산 신청을 했다. 사진=FTX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가상화폐(암호화폐) 생태계에서 명확한 규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FTX는 지난 11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챕터 11 파산 신청을 했다고 발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샘 뱅크먼 프리드(Sam Bankman-Fried, SBF)도 CEO에서 물러나고 존 J. 레이 3세(John J. Ray III)로 교체됐다.

FTX는 최근 유동성이 고갈되고 고객들이 자금 인출을 요구하며 경쟁 거래소 바이낸스가 구속력 없는 인수 계약을 파기하면서 320억 달러(약 42조 3800억 원) 가치 평가를 받은 기업에서 파산으로 전환했다.

지난 2일 코인데스크가 FTX와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 사이에 유동성 문제가 크다고 보도하면서 뱅크런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한 뒤 불과 9일 만이다.

당시 이 매체는 샘 뱅크먼 프리드 FTX CEO가 소유한 거래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차대조표 중 상당 부분이 잠겨 있거나 비유동적인 FTT 토큰으로 구성됐으며 두 기업이 비정상적으로 가깝다고 보도했다.

그 이후 FTT는 40% 폭락했고 고객들은 앞다퉈 대규모로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했다.

창펑 자오(‘CZ’) 바이낸스 CEO가 FTX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히자 FTT 토큰은 90% 이상 폭락해 2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자오는 FTX의 고객 자금 이용과 미국 규제 기관의 조사를 빌미로 계약을 포기했다. 14일 0시 FTT 토큰 가격은 1.78달러였다. 시가총액은 약 2억3700만 달러로 109위로 밀려났다.

FTX 사태의 핵심은 FTX가 고객의 예치금 중 절반 가량을 자매 기업인 알라메다 리서치에 대출한 것이다. 고객의 돈을 빼내 위험한 투자를 지원한 것이 파산으로 이어진 직접적인 원인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FTX는 고객의 투자예치금 160억 달러(약 21조8400억원)의 절반 가량을 고위험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거래회사 알라메다에 지원했다.

샘 뱅크먼 프리드는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 두 회사의 설립자이자 대주주다. 그는 FTX에 집중하기 위해 역할에 물러난 지난해까지 알라메다의 CEO였다.

전통 금융기관에서는 고객의 돈을 회사 자금처럼 쓰는 것을 금지하지만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규제 미비로 이 같은 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업계 줄도산 우려


알라메다는 지난 5월 테라-루나 붕괴 이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었다. 지난 6월 암호화폐 헤지 펀드인 쓰리 애로우즈 캐피털이 파산한 뒤 알라메다는 강한 대출금 상환 압박을 받았다.

1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뱅크먼 프리드는 당시 일련의 거래 손실을 겪은 알라메다를 지원하기 위해 FTX의 자체 토큰인 FTT와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의 주식을 포함한 자산으로 확보한 FTX 자금으로 최소 40억 달러를 지원했다.

FTX는 이번주 초 유동성 문제로 고객 인출을 중단했고, 지난 11일 마침내 챕터 11 파산 신청을 했다.

업계는 FTX의 파산이 줄도산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가장 먼저 지난 암호화폐 대출 기관 블록파이가 지난 10일 FTX와 알라메다 사태로 고객 인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FTX에 투자한 투자·대출 기관들도 비상이 걸렸다. 금융계에서는 이번 FTX 위기로 글로벌 금융권 전체에 연쇄 타격을 주는 '코인판 리먼 브러더스 사태'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FTX는 하루 거래액이 평균 94억 달러(약 13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거래소로 FTX에는 소프트뱅크, 세쿼이아캐피털 등 대형 투자사들이 자금을 투자해왔다. FTX 파산으로 이들 투자자들과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큰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샘 뱅크먼 프리드는 지난 10일 트위터에 "FTX의 몰락에 죄송하다. 더 잘했어야 했다"며 사과의 글을 게시했다. 그리고 다음날 CEO자리에서 물러났다.

금융권에선 내·외부 복합변수가 작용해 발생한 이번 FTX 붕괴가 지난 5월 천문학적인 피해를 발생시킨 테라·루나 때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가상자산 규제 필요성 촉구

미국 백악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가상자산에 대한 신중한 규제가 실질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며 규제 필요성을 촉구했다.

지난 5월 가상자산 발행소인 테라-루나 붕괴에 이어 거래소까지 파산하자 앞으로 공화당과 민주당 양 당이 암호화폐 규제를 서두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바이낸스가 지난 9일 FTX 거래소 인수 파기를 선언한 뒤 시장 조작, 대출 활동, 고객 자금 및 자산 보호 등 보다 명확한 암호화폐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루미스 의원은 "FTX와 바이낸스 사이에 발생한 최근 사건은 미국에서 디지털 자산 교환을 위한 명확한 규칙이 필요한 이유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예"라고 말했다.

미국 하원 금융 서비스 위원회 위원장인 맥신 워터스(Maxine Waters) 의원은 지난 10일 산업 규제 강화를 촉구하고 FTX 토큰은 "무가치"하고 고객은 어둠 속에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백악관 대변인 카린 장 피에르(Karine Jean-Pierre)는 "행정부가 암호화폐 공간에서의 활동을 '밀접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암호화폐에 대한 '신중한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상원의원 데비 스테브노우(ebbie Stabenow)와 존 부즈먼(John Boozman)은 이 사건을 인용하면서 뉴스에 비추어 다가오는 암호화폐 법안을 마무리하고 게시하겠다는 약속을 반복했다.

가상자산 업계 수장, 명확한 규제 틀 요구

FTX 붕괴로 가상화폐 관련 업계 수장들도 미국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이 시작한 트윗 스레드에서 더 명확한 정책 틀을 요구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결제 회사 리플, 스테이블 코인 발행 기업 서클의 최고경영자(CEO)들은 미국 내 암호화폐 거래의 대부분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FTX와 같은 역외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이유는 규제 당국의 명확한 틀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엘리자베스 워렌 의원은 지난 10일 트위터에서 "가장 큰 암호화폐 플랫폼 중 하나가 무너진 것은 업계의 상당 부분이 교묘한 속임수임을 보여준다. 우리는 좀 더 적극적인 집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워렌 의원의 트윗에 답하면서 FTX가 미국 등록이 안 돼 있다고 밝혔다. 암스트롱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명확성 부족이 미국 거래 활동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암스트롱을 지원하면서 싱가포르의 규제 체계를 예로 들었다.

갈링하우스는 "브라이언이 옳다.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신뢰와 투명성을 보장하는 기업에 대한 규제 지침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암호 거래가 해외인 이유가 있다. 기업들은 여기 미국에서 준수 방법에 대한 지침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선싱 프레임워크, 토큰 분류 체계 등을 갖춘 싱가포르와 비교해 보자"면서 "그들은 '좋은' 모습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위해 작업한 암호화폐를 적절히 규제할 수 있으며, 모든 토큰이 (겐슬러 위원장이 주장하는 것에도 불구하고) 증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공개 석상에서 "비트코인을 증권으로 본다. (다른 암호화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기업 서클의 제러미 알레어 CEO도 암스트롱을 지지하며 미국에서 제대로 된 규제 틀이 마련되지 않아 이용자들이 해외 감독 구조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별도의 스레드에서 크라켄 거래소의 공동 설립자 제시 파월은 그의 동료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파월은 "미국 의원들과 규제 기관들도 어느 정도 책임을 지고 있다. 당신은 이러한 서비스가 감독된 방식으로 제공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체제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업을 해외로 몰았다"면서 "집행은 편리하고, 선량한 행위자들에게 부당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난했다.

FTX 붕괴 안에는 ▲가상화폐는 증권이냐 아니면 상품이냐 해묵은 논란을 비롯해 ▲ 대형 거래소가 고객 자금을 유용한 것 ▲ 테라-루나 사태와 같이 거래소와 자회사가 준비금을 자체 토큰으로 대차대조표를 채운 것 등 규제 미비로 인한 가상자산 생태계의 다양한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는 지난 9일 트위터를 통해 FTX 관련 "두 가지 큰 교훈이 있었다"며 "첫째, 자신이 만든 토큰을 담보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둘째, 크립토 사업을 한다면 빌리지 마라. 바이낸스는 담보로 BNB를 사용한 적이 없으며, 우리는 빚을 진 적도 없다"라는 글을 게재해 많은 것을 시사했다.


김성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de.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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