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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VR·AR 헤드셋 '비전 프로', 미국서 내달 2일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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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VR·AR 헤드셋 '비전 프로', 미국서 내달 2일 출시

3499달러 고가에 대중화는 숙제

애플의 고글형 단말기 '비전 프로', 미국에서 2일 출시

애플이 오는 2일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혼합한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출시한다. 비전프로는 2007년 출시된 스마트폰 '아이폰' 이후 애플의 가장 큰 신제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가격이 3499달러(약 468만 원)로 책정되어 있어 대중적인 보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 시간)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애플은 2023년 6월 연례 개발자 회의(WWDC)에서 처음으로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비전 프로는 전면 카메라로 촬영한 실제 환경에 컴퓨터그래픽(CG)을 합성한 혼합현실 기능을 제공한다.

비전 프로를 착용하면 거대한 스크린 속 브라우저(인터넷 검색), 화상통화, 음악 재생 등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다양한 앱 아이콘이 나타난다. 별도의 컨트롤러가 필요 없이 눈과 손의 움직임, 목소리만으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WWDC 기조연설에서 "(컴퓨터) 맥이 개인용 컴퓨팅을,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을 탄생시킨 것처럼 비전 프로로 공간 컴퓨팅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3년 6월 5일 애플 본사에서 열린 애플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에서 애플의 비전 프로 헤드셋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6월 5일 애플 본사에서 열린 애플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에서 애플의 비전 프로 헤드셋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에서는 1월 19일 오전 5시부터 '애플스토어' 앱에서 비전 프로 온라인 예약이 시작됐다. 비전 프로를 예약하려면 아이폰의 화면 잠금 해제 등에 사용되는 애플의 얼굴 인증 기술 '페이스 ID'가 동작하는 단말기가 필요하다. 컴퓨터나 미국 구글의 기본 소프트웨어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는 예약할 수 없다.

예약 화면으로 들어가면 앱의 지시에 따라 페이스 ID 기능을 이용해 얼굴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해야 한다. 얼굴과 크기를 측정해 사용자별로 헤드밴드의 길이 등을 조정하기 위한 것이다.

출시일인 2월 2일 캘리포니아주 매장에서 수령할 수 있는 예약 물량은 예약 시작 후 불과 몇 분 만에 모두 매진됐다. 예약 시작 후 20분 정도 지나서 주문한 물량은 3월부터 순차적으로 배송될 예정이다. 미국 웨드부시증권은 이미 비전 프로가 18만 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출하량은 30만~4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메타나 일본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도 가상현실(VR) 등에 대응하는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를 출시하고 있지만 용도는 게임 등에 한정되어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VR·AR 단말기의 2022년 세계 판매량은 약 880만대로 2021년 대비 21% 감소해 보급이 정체되고 있다.

PC와 스마트폰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온 애플의 진입은 본격적인 VR·AR 단말기 보급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폰 등 애플 제품에는 약 3600만 명에 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앱을 공급하고 있고, 비전 프로를 위한 새로운 앱이 개발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3499달러라는 가격은 경쟁사의 인기 제품보다 약 7배 높은 수준으로 엔터테인먼트 목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스마트폰 교체주기 장기화 등으로 애플 주력 제품인 아이폰 판매는 부진한 상황이다. 애플이 지난 11월에 발표한 2023년 9월 연간 실적에서 하드웨어 부문의 부진으로 약 4년 만에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비전 프로를 처음 접하는 사용자들의 반응이 애플의 향후 성장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