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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의 대대적 수출 공세에 글로벌 경제 '몸살'...美·英·EU 보복 관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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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의 대대적 수출 공세에 글로벌 경제 '몸살'...美·英·EU 보복 관세 추진

유럽, 동남아 국가 등에서 실업 사태 발생, 중국은 제3국 이용한 우회 전략 동원

중국 산둥 지역의 한 항만에서 해외 수출용  중국산 자동차가 선적 대기 중이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산둥 지역의 한 항만에서 해외 수출용 중국산 자동차가 선적 대기 중이다. 사진=AP/연합뉴스
중국이 과잉 생산한 제품 수출을 확대함에 따라 글로벌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산 저가 수입품이 범람하면서 유럽과 동남아 지역 등에서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 시간) “중국이 철강, 자동차, 가전제품, 태양광 패널 등을 해외에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있어 일부 국가들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고, 이들 국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에 따르면 중국이 현재 세계 제조업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이는 한국·미국·독일·일본을 모두 합한 것보다 규모가 크다.

유럽연합(EU)은 지난주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준비를 하기로 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11월까지 예정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가 끝나기 전인 7월에 징벌적 성격의 잠정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중국 당국이 자국 전기차 업체에 보조금을 줘 유럽 업체와 불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는지에 대해 지난해 10월 조사에 착수했다. EU의 중국산 전기차 수입은 EU 집행위의 조사 이후에도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EU는 중국산 윈드 터빈, 태양광 패널에 대한 수입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인도는 지난해 9월 중국산 철강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튀르키예는 중국에 과도한 무역적자 해소 대책을 요구했다.

미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중국산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입 관세를 2만 달러(약 2600만원) 인상하자고 제안했다. 루비오 의원은 이런 관세가 값싼 중국산 차량의 유입으로부터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근로자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조시 홀리 상원의원은 지난달 말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현재의 27.5%에서 125%로 올리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영국도 정부 보조금을 받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영국 기업통상부(DBT)가 중국산 저가 전기차 조사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와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승용 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합한 중국 신에너지차 수출 대수는 103만6000대로 집계됐다. 중국의 연간 전기 승용차 수출 대수가 100만 대를 돌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2022년 중국의 신에너지차 수출 대수 61만4900대와 비교해 68.5% 증가한 수치다.

중국이 고율의 관세를 피하려고 제3국의 생산 기지를 이용하는 전략을 동원하고 있다. WSJ는 “중국이 베트남·말레이시아·멕시코 등에서 제품을 조립해 판매하는 비율이 급증했고, 이렇게 되면 중국산이 아니다”라면서 “미국과 EU가 이런 전략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멕시코 같은 제3국을 거쳐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완성차의 최종 조립 지역과 상관없이 중국산 전기차와 관련 부품에 대한 수입 제한 조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에서 조립된 전기차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 따른 원산지 규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의 올해 1∼2월 수출과 수입 모두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2월 수출액은 5280억1000 달러(약 702조5000원)로 전년 동기 대비 7.1% 늘어났다. 지난 1∼2월 누적 통계를 보면 미국·대만으로의 수출이 지난해와 달리 각각 5.0%와 4.4% 증가했고, 한국과 일본으로의 수출은 각각 9.9%와 9.7%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선박(59.9%), 자동차(22.1%), 가전제품(38.6%), 휴대전화(12.8%) 등이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으며 희토류(18.7%) 수출도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중국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8월(-8.8%)부터 석 달간 한 자릿수 감소세를 유지하다가 11월 들어 반등한 뒤 2월까지 넉 달째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