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 법안 통과 기대감 확산...신고가 경신 뒤 후반 되밀려

코인메트릭스(Coin Metrics)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2% 넘게 급등해 10만9856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뉴욕시장 후반 10만8000달러 안팎에 거래됐다.
미국 내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안 표결을 앞두고 법안 통과 기대감 속에 비트코인 매수 열기가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다만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증시가 장중 저점으로 떨어지면서 비트코인은 후반 빠르게 상승 폭을 줄였다.
암호화폐 거래소 넥소(Nexo)의 공동 창업자 앤서니 트렌체프는 "비트코인의 사상 최고가는 거시경제 환경에서 여러 유리한 요소들이 결합한 결과"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미·중 무역전쟁 완화 및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비트코인과 같은 대체 가치 저장 수단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이날 이더리움과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도 동반 상승한 뒤 후반 되밀렸다.
트렌체프는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던 4월 초와 비교하면, 지금은 완전히 다른 세계에 들어섰다"면서 "향후 3개월간 위험자산이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창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관세 관련 불확실성 속에 지난달 부진했던 비트코인은 5월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며 약 15% 상승했다. CNBC는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 소소밸류(SoSoValue)를 인용해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의 누적 자금 유입이 지난주 4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이달 들어 자금 유출이 발생한 날은 단 이틀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증시의 유동성 증가에 따른 위험자산 전반의 반등 효과뿐만 아니라, 미국의 관세 및 재정적자 우려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 속에 금과 함께 대체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 내 유동성의 척도로 여겨지는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거래소 보유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시장 유동성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규제 환경 개선과 기업들의 자산 편입 확대 기대감을 꼽았다. 비트코인 트레저리즈(Bitcoin Treasuries)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기업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규모는 약 3490억 달러로 31% 급증했다. 이는 전체 비트코인 유통량의 15%에 해당한다.
미국 상원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최초의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는 법안을 진전시키는 데 찬성표를 던진 점도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산업계가 지지하는 해당 법안은 상원 본회의에서 초당적 논의를 앞둔 가운데 이번 주 내 통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접근 방식 전환이 암호화폐 업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가 미국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투자 본능’을 자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당 규제 법안이 8월 의회 휴회 이전까지 서명 준비가 완료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