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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핵시설 3곳 정밀 폭격…트럼프 “포르도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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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핵시설 3곳 정밀 폭격…트럼프 “포르도는 사라졌다”



지난 2016년 4월 2일(현지시각) 촬영된 이란 포르도 핵시설의 위성 사진. 사진=구글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6년 4월 2일(현지시각) 촬영된 이란 포르도 핵시설의 위성 사진. 사진=구글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 3곳에 대한 공습이 “매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21일(이하 현지시각) 밝혔다.

이로써 미국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게 됐다. 미군은 전략폭격기 B-2를 동원해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핵시설을 이날 타격했으며 모든 항공기는 이란 영공을 빠져나와 귀환 중이라고 밝혔다.
22일 NBC뉴스, 로이터통신,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의 위대한 전사들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지금이 바로 평화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어 백악관에서 이번 공격과 관련한 대국민 연설을 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2 폭격기로 포르도 타격…“이스라엘은 불가능한 작전”

이날 공습 목표로 언급된 포르도 핵시설은 이란에서 가장 고도화된 농축우라늄 저장소로 산 속 깊숙이 건설돼 일반 무기로는 타격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NBC뉴스는 “이스라엘은 포르도에 접근할 수 있는 폭격 능력이 없으며 미국의 ‘벙커버스터’인 GBU-57 폭탄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군사 개입 없이는 해당 작전이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로이터통는 미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B-2 스텔스 폭격기가 이번 공격에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이 폭격기는 괌 기지에서 출격했으며, 이스라엘 측은 이번 작전에서 직접적 참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사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유일한 작전, 추가 확전 없을 것”…반응은 엇갈려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미 합참의장 댄 케인 공군대장으로부터 이스라엘 작전과 미국의 선택지를 보고받은 뒤 본격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트럼프는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며 군사 행동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공습 직전까지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알자지라는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제한적이고 단발성 공격으로 확전을 피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작전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와 달리 이란이 강력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 정치국 인사인 모하메드 알파라는 “핵시설 한두 곳을 파괴하는 것은 끝이 아니라 전쟁의 시작”이라며 “미국이 공격에 가담한 이상 더 이상 도망은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사라 제이컵스는 “헌법상 승인되지 않은 전쟁이자 미국을 또 다른 ‘끝나지 않는 전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미국의 용단”…이란은 보복 시사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을 지낸 요아브 갈란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의 대담한 결정 덕분에 세상은 더 안전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단독 타격으로도 여러 고위 사령관과 과학자들을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미국의 정보 및 무기 지원을 통해 포르도 같은 고난도 목표 타격에 성공했다.

반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현재 테헤란 외곽의 벙커에서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후계자와 군 수뇌부에게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지난 며칠간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 내 민간 시설에 대한 보복 공격을 이어오고 있으며, 향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