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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승부수” 삼성전자, AI 반도체 투자 확대…엑시노스·파운드리 비용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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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승부수” 삼성전자, AI 반도체 투자 확대…엑시노스·파운드리 비용 삭감

올해 AI 메모리 시장 67% 성장 전망…엔비디아·테슬라 수주로 SK하이닉스·TSMC와 대결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용 엑시노스(Exynos)와 기존 파운드리(위탁생산) 비용을 줄이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 20(현지시각) 웹프로뉴스(WebProNews)는 최근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TSMCSK하이닉스가 치열하게 맞붙는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이라고 이를 전했다.

◇ 파운드리 손실 줄이고 AI 메모리 집중


삼성은 파운드리 부문에서 구형 공정의 가동률이 떨어져 손실이 커지자 비용 조정을 단행했다. PC 게이머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엑시노스 설계·생산 인력을 줄이는 대신 HBM 설계와 생산 연구진을 새로 뽑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AI 전용 칩에 들어가는 HBM을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뒷받침하듯 삼성은 최근 HBM3E 가격을 낮추면서 고객사 확보에 나섰다.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이는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을 겨냥한 공격적 행보다.

AI 데이터센터 핵심으로 떠오른 HBM


HBM은 기존 D램보다 훨씬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적층 메모리다. 복잡한 신경망을 학습하고 실행하는 데 필수적이어서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AI 칩 기업들이 필수적으로 채택한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까지 AI용 반도체 매출이 기대에 못 미쳤으나 최근 4나노미터(), 2㎚ 공정 기반에서 새 HBM을 붙인 제품을 내놓으며 다시 기회를 잡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개최한 파운드리 포럼에서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인 차세대 패키지 기술과 AI 맞춤 솔루션을 공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고객이 원하는 건 단순한 메모리가 아니라 전체 효율성 향상 기술이라며 삼성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 엔비디아·테슬라 수주로 영향력 확대


디지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AI 메모리 시장은 지난해보다 6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이런 성장세를 기회로 삼아 주요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밴드위스 블로그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AI 칩인 ‘AI6’을 수주했다. 계약 규모는 약 165억 달러(한화 약 23조 원)에 이른다.

다만 삼성의 파운드리 부문은 여전히 적자다. 지난 1분기 삼성의 영업이익은 파운드리 손실 때문에 21% 줄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HBM이 성장동력이 되는 건 분명하지만, 결국 수율(생산품 중 정상 제품 비율)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가늠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AI 시대를 맞아 메모리 중심 전략으로 급격히 방향을 튼 가운데, HBM 확대에 따른 성과가 앞으로 몇 년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의 위치를 결정지을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