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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스마트폰서 희토류 '수 초 만에' 추출…中 90% 독점 무너뜨릴 美 신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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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스마트폰서 희토류 '수 초 만에' 추출…中 90% 독점 무너뜨릴 美 신기술

라이스대 투어 교수 '플래시 줄 가열' 개발, 에너지 87%·온실가스 84% 감축
전자폐기물서 네오디뮴·사마륨 분리…물·산 전혀 안 써 폐수 제로
텍사스 공장 내년 1월 가동, 9월엔 하루 20톤 처리…中 희토류 정제 능력 90% 독점 상황서 획기적 대안 제시
미국 화학자가 버려진 전자제품에서 수 초 만에 희토류를 추출하는 혁신 기술을 개발해 중국 희토류 독점 구조에 균열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화학자가 버려진 전자제품에서 수 초 만에 희토류를 추출하는 혁신 기술을 개발해 중국 희토류 독점 구조에 균열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미국 화학자가 버려진 전자제품에서 수 초 만에 희토류를 추출하는 혁신 기술을 개발해 중국 희토류 독점 구조에 균열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에포크타임스는 지난달 30(현지시각) 미국 라이스대학교 제임스 투어 화학과 교수가 플래시 줄 가열 기술로 전자폐기물에서 희토류를 빠르게 분리하는 방법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투어 교수는 "우리는 한 금속을 추출한 뒤 다음 금속을 뽑아낼 수 있다""정말 그만큼 간단하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전통 방식보다 에너지를 87%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84% 감축하면서도 90% 이상의 순도와 수율로 희토류를 회수할 수 있다고 라이스대학교는 밝혔다.

수천 도 고온 순간 도달…각 금속 끓는점 달라 순차 분리


플래시 줄 가열은 원료에 순간적으로 전류를 흘려 수 밀리초(1000분의 1) 만에 수천 도까지 온도를 올리는 기술이다. 투어 교수는 "백열전구처럼 전류를 흘리는 방식"이라며 "다만 백열전구가 안정된 전류로 지속적인 빛을 만든다면, 금속 처리는 짧은 폭발처럼 에너지를 전달해 순식간에 열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염소가스와의 결합이다. 고온에서 금속 증기가 염소가스와 만나면 염화물로 바뀌는데, 각 금속은 다른 온도에서 기화하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분리할 수 있다. 투어 교수는 "금속은 무한히 재활용이 가능하다""기존의 복잡한 증류 방식과 달리 우리 방법은 단순하다. 전기를 흘리면 끝"이라고 말했다.

라이스대학교 연구진은 지난 9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한 논문에서 네오디뮴철붕소 자석과 사마륨코발트 자석 폐기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습식야금법이 산 침출과 다단계 용매 추출로 여러 시간이 걸리는 데 비해, 플래시 줄 가열은 수 초 만에 희토류를 분리했다. 물과 산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폐수도 발생하지 않았다.

1995년 핵심 기업 中에 넘겨…광산도 中 의존


미국이 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중국의 희토류 시장 독점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자석의 90% 이상을 생산한다. 전투기와 원자로에 쓰이는 사마륨은 중국이 유일한 공급원이다.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은 수십 년간 전략적 투자와 막대한 국가 보조금, 공격적인 시장 개입으로 외국 경쟁자를 무너뜨린 결과다. 1991년까지 미국은 희토류 주요 생산국이었다.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 광산이 세계 공급량 대부분을 담당했다. 하지만 환경 문제로 광산이 수년간 문을 닫은 사이 중국이 시장을 장악했다.

결정타는 1995년 미국 정부가 국방부 반대에도 희토류 자석 업계 선두 업체 매그네퀀치를 중국 계열 기업에 매각하도록 승인한 것이다. 2004년 매그네퀀치는 인디애나주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 설비를 모두 중국으로 옮겼다. 다음 해 중국은 희토류 수출에 세금을 매기기 시작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중국산 광물에 의존하고 있다. 투어 교수는 "우리가 판 것이 국가에 매우 중요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사실을 당시에는 몰랐다"고 말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031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위협을 "진정한 실수"라고 비판하며, 중국이 가까운 미래에 더는 희토류를 강압 도구로 쓸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美 연간 720만 톤 전자폐기물…'쌓인 보물 더미' 주목


미국이 1976년부터 전자폐기물 처리법을 시행했지만, 폐기물은 재활용보다 다섯 배 빠르게 늘고 있다. 유엔(UN) 최신 자료를 보면 2022년 전 세계 전자폐기물은 6200만 톤에 이르렀고, 미국은 720만 톤을 배출해 세계 총량의 8분의 1을 차지했다 Impacton. 이는 미국인 1인당 약 21킬로그램에 해당한다.

투어 교수는 "우리에게는 접근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채굴 찌꺼기 더미와 끊임없이 쌓이는 폐 컴퓨터 부품이 있다""우리 방법은 계속 쌓이는 폐기물 문제를 정리하면서 그것을 보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 풍력 터빈, 스마트폰, 미사일에 필수적인 17개 핵심 광물을 말한다. 중국이 현재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각국이 대안을 찾고 있다.

·리튬도 추출…플라스틱은 연료로 전환


플래시 줄 가열 기술 응용 범위는 희토류를 넘어선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알루미늄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붉은 진흙에서 독성 금속을 제거해 세라믹 타일이나 알루미늄 생산 원료로 쓸 수 있는 물질을 만들었다.

보석 제조업체는 전자제품 속 금에, 다른 업체는 휴대전화에서 리튬을 추출한 뒤 정제된 유리에 관심을 보였다. 폐기한 컴퓨터 부품의 플라스틱도 고온에서 일산화탄소와 수소로 분해돼 연료와 화학 제조 원료가 될 수 있다고 투어 교수는 전했다.

투어 교수는 "이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이 거의 없다""우리나라에 큰 이득이고, 환경에도 큰 이득이며, 투자자에게도 큰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 하루 1톤 처리…9월엔 20톤 목표


플래시 줄 가열 기술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9월 미국 국방부는 폐기물에서 핵심 광물 갈륨을 증류하는 1단계 계약을 메탈리움사에 발주했다. 이 회사의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상업 규모 공장은 2026년 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투어 교수는 오는 1월까지 하루 1, 9월까지 20톤의 폐 컴퓨터 부품을 처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매사추세츠주와 버지니아주에 두 곳 추가 공장도 계획 중이다.

라이스대학교에서 올해 박사 학위를 받은 루카스 에디는 투어 교수 연구실의 텍사스 자회사 플래시메탈스USA에서 기술 개발 관리자로 일하고 있다. 에디는 "폐기물이 폐기물인 진짜 이유는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플래시 줄 가열이 빛을 발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라고 말했다.

투어 교수에 따르면 이 기술은 "수천만 달러(수백억 원)로 시작할 수 있다""이런 종류의 제조업에서 보면 그리 많은 돈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광산을 세우는 데 15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빠르고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투어 교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장성들에게 이 아이디어를 발표했을 때 한 장성이 일어서서 "이것은 전쟁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투어 교수는 "대부분 전쟁은 자원을 두고 벌어진다. , 석유, 광물을 놓고 사람들은 싸우고 서로 죽인다""국가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과학자의 꿈"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에서 호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르기까지 중국 핵심 광물 독점에 맞서는 국제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 투어 교수는 자신의 혁신이 국가 안보 차원의 지렛대로 발전하는 것을 보게 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