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주당순이익(EPS) 300달러 돌파 임박.. 기술주 낙수효과, 소재·산업재로 확산
'저금리 중독' 벗어난 미국 경제...실질금리 2% 시대에도 기초 체력 굳건
2026년 AI 인프라·전력망 투자 개화..."고성장·고금리의 뉴노멀(New Normal) 도래"
'저금리 중독' 벗어난 미국 경제...실질금리 2% 시대에도 기초 체력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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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월가가 주목하는 데이터는 간명하다. 기업 이익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고금리 환경에서도 미국 경제는 탄탄한 성장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 WSJ과 팩트셋(FactSet),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이번 상승장의 3대 핵심 근거를 정리했다.
펀더멘털의 귀환, "꿈이 아닌 숫자로 증명한다"
시장이 상승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는 기업들이 실제로 돈을 잘 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닷컴 버블 당시와 달리, 현재의 주가 상승은 탄탄한 실적(Earnings)이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S&P500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보면 이 흐름은 확연하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급락했던 이익 전망치는 이후 V자 반등에 성공했고, 2023년의 짧은 숨고르기를 거쳐 최근 다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재 S&P500 기업의 EPS 추정치는 주당 300달러 선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WSJ은 "경기 침체 우려는 사라졌고, 기업 실적 성장에 대한 확신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주가 상승이 거품이 아니라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근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다.
특히 이러한 성장은 특정 기술주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2026년 섹터별 이익성장률 전망을 보면, 정보기술(IT) 분야가 26%로 여전히 선두를 달리지만, 소재(21%)와 산업재(15%) 분야도 시장 평균(14%)을 웃도는 고성장을 예고했다. 이는 AI 붐이 인프라 투자와 공급망 재편 등 실물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뜻한다.
마이클 안토넬리 베어드 시장 전략가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거대 기술 기업이 뉴스를 지배하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도 착실히 실적을 내고 있다"며 "러셀 2000지수와 같은 중소형주 지수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시장의 상승 동력이 넓어졌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밸류에이션 재평가, “채권보다 주식이 매력적인 이유”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채권 금리와 비교하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월가 분석가들은 주식의 기대 수익률에서 안전자산인 국채 금리를 뺀 '초과 수익률(Excess CAPE Yield)'에 주목한다.
여기에는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의 안정화가 크게 작용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자료에 따르면, 10년물 실질금리는 2020~2021년 마이너스(-)권에 머물다 2022년 연준의 긴축과 함께 급등했다. 최근 이 금리는 1.5~2.0%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안정을 찾았다.
주목할 점은 시장의 반응이다. 통상 실질금리 상승은 기술주 가치 평가에 악재로 꼽힌다. 자금 조달 비용이 비싸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기업들의 이익 증가 속도가 이자 비용 증가 속도를 압도하면서, 시장은 "금리가 높아도 성장만 확실하다면 문제없다"는 논리로 고금리 환경을 소화해 냈다. '공짜 돈(Free Money)' 시대는 끝났지만, 시장은 새로운 환경에 완벽히 적응한 셈이다.
'장기 침체' 우려 해소와 건강해진 거시 경제
투자자들은 더 큰 그림에서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넘게 세계 경제를 괴롭혔던 '장기 침체(Secular Stagnation)'의 그늘에서 벗어났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기 때문이다.
과거 연준이 제로 금리를 유지해야만 겨우 경제가 굴러가던 시절에는 10년물 TIPS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저성장이 영원히 지속하리라 믿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현재 실질금리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타노스 바르다스 뉴버거버먼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실질금리가 플러스라는 것은 경제가 잠재 성장률 이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라며 "투자자들은 주식이든 채권이든 투자를 늘릴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 불안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는 여전히 목표치(2%)를 웃도는 2.8% 수준이다. 하지만 채권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안정된 흐름을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재정 적자 확대나 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지금의 강세장은 '금리가 내려가서' 주식을 사는 유동성 장세가 아니다. '기업이 돈을 쓸어 담을 것이기 때문에' 주식을 사는 실적 장세다. AI라는 강력한 엔진에 실물 경기 회복이라는 바퀴가 더해지며, 월스트리트는 2026년을 향한 새로운 질주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 투자자, '반도체·전력·방산' 등 낙수효과에 주목하라
월스트리트발(發) 훈풍은 한국 증시, 특히 수출 중심의 대형주에 명확한 나침반을 제시한다. 이번 WSJ 보도에서 한국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핵심은 ‘상승 동력의 확산'이다.
미국 시장의 성장이 단순히 '엔비디아'와 같은 AI 반도체에만 그치지 않고 소재와 산업재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이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전력 설비(변압기, 전선)와 인프라 재건에 필요한 건설 기계, 산업용 로봇 분야의 수요 폭발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2026년 소재·산업재 이익성장률 전망치가 시장 평균을 상회한다는 팩트셋의 데이터는, 국내 관련 기업인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업체와 두산밥캣, HD현대건설기계 등 인프라 관련주에 강력한 호재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맞물려 산업재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방산 기업의 수출 실적도 이러한 글로벌 설비투자(Capex) 증가 사이클과 궤를 같이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고금리 환경(실질금리 2%대)이 뉴노멀이 된 만큼, 부채 비율이 높거나 내수 중심인 기업보다는 '확실한 이익성장'을 숫자로 증명하는 수출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해야 한다. 금리 인하라는 막연한 기대를 버리고, 미국발 투자가 실제로 집행되는 섹터의 1등 기업에 올라타는 것이 2026년을 준비하는 가장 현명한 투자 전략이 될 것이라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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