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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자체 HBM 탑재 AI칩으로 2026년 한국 진출...SK하이닉스·삼성전자 정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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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자체 HBM 탑재 AI칩으로 2026년 한국 진출...SK하이닉스·삼성전자 정면 도전

매년 칩 교체로 성능 2배 향상, 1만5000장 묶는 슈퍼팟 클러스터 전략
AMD는 알리바바서 MI308 4만~5만 개 수주...엔비디아 H20 공백 파고들어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탑재한 인공지능(AI) 칩으로 202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직접 겨냥한 움직임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탑재한 인공지능(AI) 칩으로 202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직접 겨냥한 움직임이다. 사진=로이터
중국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탑재한 인공지능(AI) 칩으로 202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직접 겨냥한 움직임이다. 디지타임스는 26(현지시각) 화웨이가 상하이에서 연 '화웨이 커넥트 2025' 행사에서 어센드 AI 프로세서 다년간 로드맵과 대규모 AI 클러스터 구축 전략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대만 TSMC와 미국 엔비디아 제품 접근이 차단된 상황에서 단일 칩 성능 대신 시스템 규모 확대와 수직계열화로 맞서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2026년 한국을 첫 해외 시험무대로 삼아 8000~15000장 가속기를 묶는 초대형 클러스터로 AI 인프라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매년 칩 교체하며 자체 HBM으로 수직계열화 강화


화웨이는 올해 1분기 출시한 어센드 910C에 이어 내년 초 어센드 950PR, 내년 하반기 950DT를 선보이고 2027년 어센드 960, 2028년 어센드 970을 차례로 내놓는다. 매년 칩을 교체하면서 세대마다 연산 성능을 2배씩 높인다는 목표다.

가장 주목되는 지점은 어센드 950PR부터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HBM을 탑재한다는 점이다.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50% 이상, 삼성전자가 40% 안팎 점유율을 차지한 가운데 미국 마이크론이 나머지를 맡고 있다. 화웨이가 자체 HBM을 개발한 것은 미국과 한국 공급망에서 배제된 상황에서 핵심 부품을 자급하려는 시도다.

화웨이 경영진은 첨단 제조 역량을 갖춘 TSMC 접근이 불가능한 탓에 단일 어센드 칩 성능이 엔비디아 주력 AI 가속기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에 대한 해법을 실리콘 단계가 아닌 시스템 수준에서 찾겠다는 입장이다.

화웨이는 수십년간 통신과 네트워킹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고속 연결 기술을 활용해 '슈퍼팟' 클러스터 구조를 선보였다. 아틀라스 950은 어센드 카드 8192장을, 아틀라스 96015488장을 단일 연산 체계로 묶어 작동시킨다.

화웨이는 개별 칩이 미국 최신 설계에 뒤처지더라도 이런 밀집도로 세계 최고 수준 종합 성능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슈퍼팟을 엔비디아 주도 AI 슈퍼클러스터를 겨냥한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AI 가속기(GPU/NPU)를 초고속 전용 통신망으로 연결하여, 전체를 마치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작동하게 만든 슈퍼노드급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2026년 한국 첫 해외 진출...AMD는 중국서 반격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2026년 한국에서 어센드 950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정식 출시한다. 해외 AI 인프라 시장에서 엔비디아 지배력에 도전하는 가장 명확한 시도 가운데 하나다.
한국은 고급 AI 연산을 엔비디아에 크게 의존하지만 빠르게 확장하는 반도체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추산 결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하나마이크론, 텔레칩스, 디아이 등 86개 한국 기업이 AI 칩 설계나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화웨이는 독립된 외국 공급업체가 아닌 이 생태계 안에서 제2 전략 선택지로 자리잡겠다는 구상이다.

화웨이는 개별 칩이나 서버를 파는 대신 연산, 네트워킹, 저장장치를 통합한 클러스터급 시스템을 한국 고객에게 제공한다. 경영진은 칩 단위 판매에서 완전 통합 납품으로 전환해 산업용 AI 배치를 가속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직 한국 진출 방식을 확정하지 않았으며 직접 판매, 현지 유통업체, 통신사나 데이터센터 업체와 파트너십 등을 검토 중이다.

AMD, 알리바바서 MI308 4~5만개 수주로 중국 시장 공략


한편 AMD는 중국 시장에서 반격에 나섰다. 디지타임스는 같은 날 AMD가 알리바바에서 중국 전용 MI308 4~5만개를 수주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수출 규제 시행 이후 AMD가 중국에서 따낸 최대 규모 단일 거래 가운데 하나다.

이번 수주가 확정되면 AMD에 수억 달러 매출을 안기고 MI308이 엔비디아 제품 대안으로 유효하다는 점을 입증하게 된다. AMD 분기별 데이터센터 매출은 아직 50억 달러(7조원)를 넘지 못하고 있다. 알리바바 수주가 수억 달러 매출로 이어지면 중국 시장에서 더 확고한 위치를 다질 수 있다.

AMD MI308192GB HBM3 메모리를 탑재했다. 엔비디아 H20은 처음 96GB HBM3를 달았다가 나중에 141GB HBM3로 늘렸다. MI308 카드 한 장으로 700억 파라미터 대형 모델 긴 순서 추론을 돌릴 수 있다. 가격은 12000달러(1730만 원) 안팎으로 H20보다 15% 가량 저렴하다. 중국 당국도 아직 보안 우려를 제기하지 않았다.

다만 엔비디아 H200은 연산 성능과 메모리, 연결 역량에서 더 매력적이다. TSMC 5나노미터 첨단 공정으로 제조됐으며 141GB HBM3e 메모리에 대역폭 4.8TB/s를 자랑한다. FP16 2페타플롭스, FP8 희소 연산 4페타플롭스 성능을 내고 칩 간 연결 속도는 900GB/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승인으로 H200 중국 시장 복귀가 확정됐고 내년 2월쯤 중국 고객 출하가 빨라질 것으로 알려졌다. H200이 중국 시장에 들어오면 단기적으로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대형언어모델 개발사 전체 연산 역량 공급을 늘리게 된다. 하지만 중국이 장기적으로 국산 대체 방향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

미국 수출 규제 정책이 자주 바뀌는 탓에 AMD와 엔비디아 모두 아직 중국 시장 판매를 실적 전망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