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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中 테크 기업, 20대·30대 '수석 과학자' 대거 임명...AI·로봇 혁신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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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테크 기업, 20대·30대 '수석 과학자' 대거 임명...AI·로봇 혁신 주도

텐센트, 28세 오픈AI 출신 야오 영입...구글 출신 33세 뤄지안란은 AgiBot 합류
"기초 연구·전략 기획 집중"...제품화 아닌 장기 기술 장벽 구축 역할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G1이 일본 유통사 테크셰어가 주최한 부스에서 쿵푸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유니트리이미지 확대보기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G1이 일본 유통사 테크셰어가 주최한 부스에서 쿵푸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유니트리
중국 기술 기업들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인재를 AI와 로봇공학 분야의 수석 과학자로 대거 임명하고 있다. 텐센트는 올해 28세가 되는 오픈AI 출신 빈세스 야오를 수석 AI 과학자로 영입했다. 중국 로봇 유니콘 AgiBot은 구글 딥마인드 출신 33세 뤄지안란을 수석 과학자로 채용했다. 수석 과학자는 제품 구현이나 상업화가 아닌 기초 연구·기술 탐사·전략 기획에 집중해 기업에 장기적 기술 장벽을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1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텐센트 홀딩스부터 AgiBot에 이르기까지 중국 기술 기업들은 밀레니얼 세대와 심지어 Z세대 인재를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분야의 최첨단 연구를 이끌 수석 과학자로 임명했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올해 28세가 되는 빈세스 야오다. 그는 오픈AI의 전 연구원이며, 지난 12월 텐센트에 CEO실 산하 수석 AI 과학자로 합류해 마틴 라우 사장에게 직접 보고한다. 프린스턴대와 칭화대를 졸업한 야오는 오픈AI의 첫 AI 에이전트인 Operator와 Deep Research의 핵심 기여자였다.

구글 출신 33세도 AgiBot 수석 과학자로


최근 수석 과학자 역할을 맡은 기업으로는 상하이 상장사 Swancor Advanced Materials의 로봇 부문인 PrimeBot이 포함되며, 현재는 중국 로봇 유니콘 AgiBot이 통제하고 있다. 1월 초 PrimeBot은 베이징대 동하오 교수를 수석 과학자로 임명했다. 1990년 이후 태어난 동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종신 부교수다.

AgiBot의 수석 과학자도 작년에 채용됐으며 밀레니얼 세대다. 33세인 뤄지안란은 이전에 구글의 '달 발사 공장' 구글 X와 AI 연구소 구글 딥마인드에서 근무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AI 스타트업 Physical Intelligence의 공동 창립자인 저명한 컴퓨터 과학자 세르게이 레빈과 긴밀히 협력해왔다.

"기초 연구·전략 기획 집중...CTO와 역할 구분"


KPMG 중국 수석 파트너이자 기술 및 신경제 관리 컨설팅을 이끄는 가오 렌보는 "수석 과학자의 핵심 책임은 기초 연구의 선도적 연구, 기술 탐사, 그리고 과학 이니셔티브를 위한 전략적 기획에 집중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 역할은 제품 구현이나 상업화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기업에 장기적인 기술적 장벽을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술팀 관리, 제품 아키텍처 설계, 기술 솔루션 배포 및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총괄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美 빅테크도 밀레니얼 수석 과학자...中 전략 변화도


수석 과학자 역할은 1940년대 미국이 맨해튼 프로젝트와 아폴로 프로젝트를 위해 수천 명의 과학자를 모으면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21세기 들어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특히 기술 중심 기업 내에서 수석 과학자 직책을 확립하기 시작했다.

여러 미국 기술 대기업들도 밀레니얼 세대를 수석 과학자로 임명했다. 오픈AI의 ChatGPT를 공동 창시한 메타 플랫폼스의 자오셩지아도 포함된다. 현재 30대 초반인 자오는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구소의 수석 과학자로 활동 중이다. 오픈AI의 현재 수석 과학자는 약 35세인 야쿱 파초키다.

이전에 수석 과학자가 있던 일부 중국 기업들은 이제 전략을 변경했다. 2015년 알리바바에 클라우드 부문 수석 과학자로 합류한 저우 징런은 현재 CTO로 재직 중이다. 바이두는 2014년 앤드류 응을 수석 과학자로 채용해 화제를 모았고, 그는 3년 후 사임했다. 지금은 그런 역할이 없다.

韓 기업도 '수석 과학자' 도입 검토 필요


중국 기술 기업들이 밀레니얼·Z세대 수석 과학자를 대거 영입하는 것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시사점을 준다.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주요 기술 기업들도 AI와 로봇공학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장기 기초 연구를 전담할 최고 수준의 인재 영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한국 기업들은 CTO나 기술 임원 중심의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제품 개발과 상업화에 집중하느라 장기적 기초 연구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중국 기업들처럼 수석 과학자 직책을 별도로 두어 단기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5~10년 후를 내다보는 기초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해외 톱 인재 영입 전략도 강화해야 한다. 텐센트가 오픈AI 출신 28세 야오를 영입하고, AgiBot이 구글 출신 33세 뤄지안란을 채용한 것처럼, 한국 기업들도 실리콘밸리나 글로벌 AI 연구소에서 검증받은 젊은 인재들을 적극 영입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리서치에, 네이버는 네이버랩스에 수석 과학자 직책을 신설하는 것을 검토할 만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20대·30대 천재 과학자들을 대거 영입해 장기 기초 연구에 투자하는 것은 AI·로봇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려는 국가 전략의 일환"이라며 "한국도 단기 제품 개발에만 집중하다가는 기초 기술에서 중국에 뒤처질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장기 연구에 투자하고 글로벌 톱 인재를 영입하는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이 중국 연구자들의 비자를 제한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이들을 적극 유치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